20대·60대 이어 30대도 잡은 尹…'4050 세대포위론' 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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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리얼미터 여론조사대선 민심의 향방을 가를 설 연휴를 앞두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6일 잇따라 나왔다. 윤 후보는 그동안 강세를 보여온 20대와 60대는 물론 30대에서도 이 후보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에서는 “2030과 60대 이상 고령층이 ‘기득권 진보 심판론’을 매개로 4050을 둘러싸는 ‘세대포위 전략’이 현실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尹 44.7%·李 35.6%·安 9.8%
윤석열 '기득권 진보 심판' 주장
2030·서울·여성 지지율 상승
민주당 당혹…"역대 대선에선
경제활동 세대 지지받아야 승리
4050 겨냥 경제에 더 신경 쓸 것"
尹, 30대·서울·여성에서 상승세
여론조사 업체인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4~25일 휴대전화 자동응답 방식(ARS)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다자대결 지지율 조사에서 윤 후보는 44.7%, 이 후보는 35.6%를 얻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9.8%,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3.9%를 기록했다.윤 후보와 이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9.1%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 바깥으로 벌어졌다. 직전 조사(지난 10~11일)에서는 윤 후보가 39.2%, 이 후보가 36.9%를 얻었다. 당시 두 후보 간 격차는 2.3%포인트로 오차범위 내였다.
정치권에서는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스윙보터’가 많은 2030과 서울, 여성을 중심으로 윤 후보 지지율이 상승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리얼미터의 이번 조사에서 윤 후보는 30대에서 39.9%를 얻어 이 후보(34.4%)를 제쳤다. 직전 조사에서 30대는 윤 후보(28.9%)보다 이 후보(38.8%)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냈으나 2주 만에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20대에서는 윤 후보가 11.7%포인트 상승한 53.0%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0.3%포인트 오르는 데 그친 이 후보(20.0%)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서울에서도 윤 후보는 직전보다 13.5%포인트 오른 48.1%를 기록한 반면 이 후보는 10.6%포인트 빠진 27.8%에 그쳤다. 여성 응답자에서 윤 후보는 42.7%로 8.5%포인트 올랐고 이 후보는 34.8%로 2.6%포인트 내렸다.
이날 공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코리아정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로 23일 실시한 다자대결 조사에서 윤 후보는 42.4%로 이 후보(35.6%)를 오차범위(±3.1%포인트) 바깥에서 앞섰다. 윤 후보는 20대와 30대, 서울, 여성 응답자에서 모두 이 후보를 웃도는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재명 “세대포위론은 망국행위”
민주당 내에선 윤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설 연휴를 앞두고 오차범위 바깥으로 벌어진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연말연초에 ‘삼프로TV’ 효과와 ‘윤석열-이준석 내홍’에 따른 반사이익에 힘입어 잠시 앞서 나가면서 방심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설 연휴 동안 국민들이 누가 국가를 이끌어나갈 만한 지도자인지 냉정히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면 대선 패배가 불가피하다”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의도한 대로 청년층인 2030이 산업화 세대인 60대 이상과 손을 잡아 민주화 세대인 4050을 압도하는 ‘세대포위 구도’가 공고해졌다는 이유에서다.민주당의 한 인사는 “만약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진다면 이는 단순한 이재명의 패배가 아니라 2030이 사실상 586으로 대표되는 ‘기득권 진보’를 완전히 보이콧(거부)한 결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 지지율이 (이 후보와) 동반 하락한 것 역시 이런 ‘기득권 진보 심판론’이 작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연일 세대포위론을 비판하고 나선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는 24일 경기 이천에서 한 즉석연설에서 “분열과 증오를 이용해 4050을 포위해서 이겨보자는 세대포위론은 정치가 아닌 망국행위”라고 주장했다.
강훈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본부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경제활동을 하는 세대의 지지를 받는 분이 승리해왔다”며 “경제활동에 대해 고민이 많은 세대(4050)가 이 후보를 지지해주는 만큼 경제 문제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