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에 신규 확진자 수 곱절로…'더블링' 기간도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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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대유행에 가파른 증가세…설연휴 확산 가속화 우려
위중증 환자는 사흘째 300명대 유지…전문가 "먹는치료제 처방 늘려야"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급증하고 있다.이달 중순만 해도 하루 확진자 수는 3천∼4천명대를 유지했으나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지난 22일 7천명대로 올랐고 이후 8천명대, 1만3천명대로 증가하면서 27일 기준으로는 1만4천명을 넘었다.
오미크론 변이 전파력이 기존 비(非) 변이의 4∼6배 수준, 기존 델타 변이의 배 이상으로 추정되는 만큼, 방역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은 확진자 규모가 앞으로 더 커진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이어지는 설 연휴에 대규모 인구 이동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더 빨라질 수 있어 당국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오늘 신규 확진자 1만4천명대…확산 속도에 가속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만4천518명이다.
직전일(1만3천10명)보다 1천508명 증가하면서 지난 2020년 1월 시작된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3일 연속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실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해 신규 확진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7천512명이었는데 이날 1만4천명을 넘으면서 3일 만에 배가 됐다.
앞서 지난 17일 3천856명에서 23일 7천628명으로 6일 만에 배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오미크론 본격 확산과 함께 신규 확진자 더블링(기존의 배 이상 늘어나는 현상)에 걸린 기간이 절반 수준으로 단축된 셈이다.당국과 전문가들은 앞으로 확진자 수는 더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방대본은 오미크론 변이 전파율이 델타 변이의 3배라고 가정하면 내달 중순 신규 확진자 수는 2만7천∼3만6천800명에 달하고, 내달 말 7만9천500∼12만2천200명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예측값을 내놨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확진자가 계속 증가해, 내달 초 2만명을 넘을 것"이라며 "정부 전망보다 속도가 더 빨라지고 규모가 크니, 이를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겠다"고 말했다.설 연휴 이후 신규 확진자가 2만명 이상으로 증가한다는 예상이 우세하지만, 국내 정점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 교수는 "피크는 2월 말쯤 될텐데 2월 초 상황에 따라 (예측값은) 달라질 수 있다"며 "중간 시나리오 정도로 간다고 해도 3명 정도 나온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오미크론 대유행은 앞으로 짧게는 2달, 길게는 4달 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점은 방역에 특별한 조정이 없다면 10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정부 대응에 따라 예측은 바뀔 수 있다"며 "현 상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4월 마지막 주나 5월 초 정도가 정점이 될 듯하고 매일 14만명 이상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 오미크론 유행 이후 '일상회복' 속단 어려워
해외 각국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 확산 약 한 달 뒤 정점에 도달하고 이후 확산세가 꺾인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일각에선 국내 유행도 이와 비슷한 경향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뉴욕의 경우 지난달 15일부터 감염 확산 국면이 시작돼 이달 14일 신규 확진자 감소까지 30일이 소요됐다고 알려졌다.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은 오미크론 변이의 본격 확산부터 정점 도달까지 각각 24일, 23일이 걸린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각국과 앞선 유행 규모가 달랐던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 교수는 "우리는 감염 경험자 규모가 적은데다 이동량, 코로나19 치료제 처방 등도 유행 규모에 관여하기 때문에 외국과 (상황이) 다를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은 피크 이후 급속히 감소했는데 우리는 완만하게 감소하면서 영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오미크론 유행 이후 일상회복으로의 복귀에 대해서도 "새 변이가 나올 가능성 등 변수가 있어 속단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확진자 수 급증에도 위중증 환자 수는 25∼27일 사흘째 300명대 중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델타 변이 유행 시기인 지난달 말 위중증 환자 수가 1천100여 명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당국은 중증화율이 높은 60대 이상 연령층의 백신 3차 접종률이 85% 이상으로 오르면서 이 연령층 확진자 비중이 7%로 떨어진 것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더해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가 델타 변이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앞으로 위중증 환자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위중증 환자 수 증가는 보통 확진자 수 증가와 2∼3주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당국은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해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 확진자를 최대한 조기에 찾아 치료하는 식으로 방역·의료체계를 전환하고 광주, 전남, 평택, 안성 등 4개 지역에서 우선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외에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 처방이 피해 최소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경구용 치료제를 얼마나 빨리, 효과적으로, 광범위하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동네 병·의원 외래진료 활성화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먹는치료제 처방이 불가능한 사람과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보호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엄 교수는 "임신부, 12세 미만 어린이 등에서 중환자가 얼마나 나올지가 걱정된다"며 "미접종자,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위중증 환자는 사흘째 300명대 유지…전문가 "먹는치료제 처방 늘려야"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급증하고 있다.이달 중순만 해도 하루 확진자 수는 3천∼4천명대를 유지했으나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지난 22일 7천명대로 올랐고 이후 8천명대, 1만3천명대로 증가하면서 27일 기준으로는 1만4천명을 넘었다.
오미크론 변이 전파력이 기존 비(非) 변이의 4∼6배 수준, 기존 델타 변이의 배 이상으로 추정되는 만큼, 방역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은 확진자 규모가 앞으로 더 커진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지 이어지는 설 연휴에 대규모 인구 이동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더 빨라질 수 있어 당국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오늘 신규 확진자 1만4천명대…확산 속도에 가속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만4천518명이다.
직전일(1만3천10명)보다 1천508명 증가하면서 지난 2020년 1월 시작된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3일 연속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실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해 신규 확진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7천512명이었는데 이날 1만4천명을 넘으면서 3일 만에 배가 됐다.
앞서 지난 17일 3천856명에서 23일 7천628명으로 6일 만에 배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오미크론 본격 확산과 함께 신규 확진자 더블링(기존의 배 이상 늘어나는 현상)에 걸린 기간이 절반 수준으로 단축된 셈이다.당국과 전문가들은 앞으로 확진자 수는 더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방대본은 오미크론 변이 전파율이 델타 변이의 3배라고 가정하면 내달 중순 신규 확진자 수는 2만7천∼3만6천800명에 달하고, 내달 말 7만9천500∼12만2천200명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예측값을 내놨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확진자가 계속 증가해, 내달 초 2만명을 넘을 것"이라며 "정부 전망보다 속도가 더 빨라지고 규모가 크니, 이를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겠다"고 말했다.설 연휴 이후 신규 확진자가 2만명 이상으로 증가한다는 예상이 우세하지만, 국내 정점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 교수는 "피크는 2월 말쯤 될텐데 2월 초 상황에 따라 (예측값은) 달라질 수 있다"며 "중간 시나리오 정도로 간다고 해도 3명 정도 나온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오미크론 대유행은 앞으로 짧게는 2달, 길게는 4달 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점은 방역에 특별한 조정이 없다면 10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정부 대응에 따라 예측은 바뀔 수 있다"며 "현 상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4월 마지막 주나 5월 초 정도가 정점이 될 듯하고 매일 14만명 이상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 오미크론 유행 이후 '일상회복' 속단 어려워
해외 각국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 확산 약 한 달 뒤 정점에 도달하고 이후 확산세가 꺾인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일각에선 국내 유행도 이와 비슷한 경향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뉴욕의 경우 지난달 15일부터 감염 확산 국면이 시작돼 이달 14일 신규 확진자 감소까지 30일이 소요됐다고 알려졌다.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은 오미크론 변이의 본격 확산부터 정점 도달까지 각각 24일, 23일이 걸린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각국과 앞선 유행 규모가 달랐던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 교수는 "우리는 감염 경험자 규모가 적은데다 이동량, 코로나19 치료제 처방 등도 유행 규모에 관여하기 때문에 외국과 (상황이) 다를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은 피크 이후 급속히 감소했는데 우리는 완만하게 감소하면서 영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오미크론 유행 이후 일상회복으로의 복귀에 대해서도 "새 변이가 나올 가능성 등 변수가 있어 속단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확진자 수 급증에도 위중증 환자 수는 25∼27일 사흘째 300명대 중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델타 변이 유행 시기인 지난달 말 위중증 환자 수가 1천100여 명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당국은 중증화율이 높은 60대 이상 연령층의 백신 3차 접종률이 85% 이상으로 오르면서 이 연령층 확진자 비중이 7%로 떨어진 것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더해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가 델타 변이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앞으로 위중증 환자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위중증 환자 수 증가는 보통 확진자 수 증가와 2∼3주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당국은 오미크론 확산에 대비해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 확진자를 최대한 조기에 찾아 치료하는 식으로 방역·의료체계를 전환하고 광주, 전남, 평택, 안성 등 4개 지역에서 우선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외에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 처방이 피해 최소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경구용 치료제를 얼마나 빨리, 효과적으로, 광범위하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동네 병·의원 외래진료 활성화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문가들은 먹는치료제 처방이 불가능한 사람과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보호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엄 교수는 "임신부, 12세 미만 어린이 등에서 중환자가 얼마나 나올지가 걱정된다"며 "미접종자,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