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신문로 지키는 해머링 맨이 말한다 "나도 미술관"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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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31
거리로 나온 미술관
손영옥 지음
자음과모음
300쪽│1만6800원
《거리로 나온 미술관》은 무심코 지나쳤던 공공미술 작품을 한데 아울러 보여주고 설명한다. 공공미술이란 개념이 국내에 안착한 1980년대부터 2021년까지 거리에 나온 작품과 건축물을 공공미술 변천사와 엮어 해설한다. 저자는 “길거리 조형물에 호기심을 갖고 들여다 보면 미술에 관한 안목이 넓어진다”며 “도시를 캔버스 삼아 세워진 건축물도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말한다.지금은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지만 길거리에 예술품이 놓인 지는 한 세기가 채 안 된다. 1951년 프랑스에서 건축 비용의 1%를 예술품 제작에 쓰는 ‘1%법’이 제정됐고, 미국에선 1963년 ‘건축 속의 미술 프로그램’을 통해 공공미술을 장려했다. 국내에선 1960년대 후반 관공서와 광장 등에 현대미술품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흉물 논란이 일자 포스코는 1998년 철거 후 이전을 결정했다. 미술계에선 포스코가 작품을 그저 자산으로 취급한다며 반발했고 결국 살아남았다. 저자는 “논쟁 이후 홍보와 교육 등 포스코가 기울인 노력이 대중의 인식을 바꿨다”며 “아마벨이 지금은 테헤란로의 명품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한다.
작품이 어떻게 대중을 만나느냐에 따라 시선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조형물을 설치할 때 주변 환경에도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저자는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거리에 나왔지만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며 “미술관에서 회화작품 전시 방식에 공을 들이듯 조형물이 설치되는 배경도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