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멕시코 수교 6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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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멕시코는 멀고도 가까운 나라다. 중남미 최초의 한인 이민자 1033명이 지구 반대편 멕시코에 도착한 것은 117년 전인 1905년 5월 4일이었다. 이들은 선인장의 일종인 에네켄(일명 애니깽) 농장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1910년 나라를 잃은 뒤엔 그곳에서 일본 규탄시위를 벌이며 독립운동을 했다.
이들이 처음 정착한 유카탄주의 주도 메리다는 매년 5월 4일 ‘한국의 날’ 행사를 연다. 지난해에는 멕시코 연방의회가 이날을 ‘한인 이민자의 날’로 제정했다. 수도 멕시코시티는 ‘서울의 거리’까지 조성한다고 한다. 한국에서 멕시코까지 직항로도 개설됐다. 그새 한인 후손은 3만여 명으로 불어났다.양국의 오랜 교류에 비해 수교는 다소 늦었다. 1962년에 국교를 맺었으니 올해 60주년이다. 그 사이에 멕시코는 우리나라의 중남미 최대 교역국이 됐다. 우리는 멕시코의 4위 교역국이다. 60년 전에 비해 교역은 약 2만 배, 투자는 약 8만 배 늘었다. ‘믹타(MIKTA·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 멤버로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멕시코는 인구 10위, 면적 14위, 경제규모 16위의 대국이다.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과 붙어 있어 북미지역을 겨냥한 한국 기업의 생산기지도 많이 진출해 있다. 제3 도시 몬테레이에 있는 현대차·기아 공장에서 생산된 차는 30여 개국에 수출된다.
한동안 답보 상태였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올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당장 보건과 과학기술, 디지털 분야의 협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6·25 때 미군 소속으로 참전한 멕시코인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멕시코에 마스크와 방역장비를 보냈다.수교 60주년 행사는 양국에서 연중 진행된다. 오는 5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국내 첫 아즈텍문명전이 개최된다. 10월 멕시코 세르반티노 축제에는 우리나라가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6·25 참전 노병들의 한국 방문도 이어진다.
게다가 멕시코의 K팝 팬들이 양국 간 거리를 좁히고 있다. 한국 아이돌그룹에 열광하는 멕시코 젊은이는 수만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도 250곳이 넘는 멕시코 식당 등을 통해 신세대의 교감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들이 100년 이상 된 양국 교류의 역사 위에 새로운 문화 연대기를 함께 쓰고 있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이들이 처음 정착한 유카탄주의 주도 메리다는 매년 5월 4일 ‘한국의 날’ 행사를 연다. 지난해에는 멕시코 연방의회가 이날을 ‘한인 이민자의 날’로 제정했다. 수도 멕시코시티는 ‘서울의 거리’까지 조성한다고 한다. 한국에서 멕시코까지 직항로도 개설됐다. 그새 한인 후손은 3만여 명으로 불어났다.양국의 오랜 교류에 비해 수교는 다소 늦었다. 1962년에 국교를 맺었으니 올해 60주년이다. 그 사이에 멕시코는 우리나라의 중남미 최대 교역국이 됐다. 우리는 멕시코의 4위 교역국이다. 60년 전에 비해 교역은 약 2만 배, 투자는 약 8만 배 늘었다. ‘믹타(MIKTA·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 멤버로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멕시코는 인구 10위, 면적 14위, 경제규모 16위의 대국이다.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과 붙어 있어 북미지역을 겨냥한 한국 기업의 생산기지도 많이 진출해 있다. 제3 도시 몬테레이에 있는 현대차·기아 공장에서 생산된 차는 30여 개국에 수출된다.
한동안 답보 상태였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올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당장 보건과 과학기술, 디지털 분야의 협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6·25 때 미군 소속으로 참전한 멕시코인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멕시코에 마스크와 방역장비를 보냈다.수교 60주년 행사는 양국에서 연중 진행된다. 오는 5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국내 첫 아즈텍문명전이 개최된다. 10월 멕시코 세르반티노 축제에는 우리나라가 주빈국으로 참여한다. 6·25 참전 노병들의 한국 방문도 이어진다.
게다가 멕시코의 K팝 팬들이 양국 간 거리를 좁히고 있다. 한국 아이돌그룹에 열광하는 멕시코 젊은이는 수만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도 250곳이 넘는 멕시코 식당 등을 통해 신세대의 교감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들이 100년 이상 된 양국 교류의 역사 위에 새로운 문화 연대기를 함께 쓰고 있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