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제동에…자연갈변샴푸 개발 교수 "독성 우려 더 큰 염색약 권장하는 꼴"

모다모다 대표·이해신 교수, 기자회견 개최
이 교수 "식약처 결정은 염색약을 중심으로 한 보고서에 국한"
[사진=게티이미지]
염색샴푸 제조사 모다모다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와 공동 개발한 '자연 갈변' 원리의 모다모다 프로체인지 블랙샴푸가 식품의약품안전처 결정으로 판매 중단 위기에 놓이자, 기자회견을 열어 식약처의 유해성 판단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배형진 모다모다 대표와 제품을 개발한 이해신 KAIST 교수는 27일 기자회견에서 식약처 판단에 대해 "1,2,4-트리하이드록시벤젠'(Trihydroxybenzene·THB)는 현재 유전독성이 확실하다고 분류된 게 아니다. 염려된다는 상태"라며 THB 사용금지 원료 지정에 이의를 제기했다.식약처는 앞선 26일 4주간 머리를 감으면 흰 머리카락을 흑갈색으로 염색해준다는 모다모다 샴푸의 기능 성분을 사용금지 원료로 지정하는 절차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모다모다 홈페이지 캡처]
모다모다 샴푸의 모발 염색 기능을 하는 성분인 THB가 잠재적 유전독성이 있고 피부가 민감해지는 증상인 피부감작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유전독성은 특정 성분에 오랫동안 반복 노출됐을 때 유전자가 변형돼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성질, 피부감작성은 피부를 통해 외부에서 들어온 항원에 면역계가 과민하게 반응하는 성질을 뜻한다.

이 교수는 "추가 연구가 마무리될 때까지 식약처 판단을 미뤄야 한다"며 "식약처 결정의 근거가 염모제(염색약)를 중심으로 평가된 유럽연합(EU) 보고서에 국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식약처의 이번 결정은 (샴푸보다) 독성 우려가 더 큰 염색약을 소비자에게 권장하는 꼴"이라며 "소비자가 더 큰 위해 환경에 노출되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그는 "모다모다 샴푸는 사용량이 소량이고 사용시간도 2~3분으로 짧으며 세정기능 제품이기 때문에 씻어내 두피에 남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해신 교수. [사진=기자회견 영상 캡처]
배 대표 역시 "THB 성분은 EU를 제외한 대다수 국가에서 사용 허가된 제품이다. KAIST와 유전독성 시험을 진행 중이고 샴푸 사용자 대상으로 하는 THB 잔류량 분석 인체적용 시험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돌연변이·염색체이상 시험도 진행하고 있으나 식약처는 이런 연구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성급한 결론으로 국내 혁신기술을 좌절시키려 한다"며 "신기술 위축 우려를 막고 국내 산업발전 및 K-뷰티 활성화를 위해서도 실증연구, 다자간 검토 과정을 거쳐 달라"고 요청했다.논란의 중심에 선 모다모다 샴푸는 지난해 8월 출시된 이후 150만 병 이상 생산됐으며 국내 320억원, 미국 등 해외에서 28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주성분인 폴리페놀이 산소와 햇빛에 반응해 흰머리를 흑갈색으로 바꿔주는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며 관심을 받았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