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자일링스 인수 9부능선 넘었다...중국 '조건부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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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쟁당국 조건부 승인중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업체 AMD의 자일링스 인수를 승인했다. 다만 'AMD가 자일링스 제품을 묶어 팔지 않아야한다' 등의 '조건'을 달았다. 인수과정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혔던 중국 정부의 승인이 떨어짐에 따라 AMD의 데이터센터 반도체 시장 공략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데이터센터용 칩 경쟁력 강화
시장 약세에 두 회사 주가 하락
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시장규제총국은 이날 AMD와 자일링스의 인수를 승인했다.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프로세서) 설계 및 판매 전문업체 AMD는 2020년 10월 350억달러에 FPGA(프로그래머블반도체) 전문 자일링스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각 국 경쟁당국에 M&A(인수합병)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시장에선 미과 중국의 반도체 분쟁 영향으로 중국이 AMD의 자일링스 인수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하지만 중국 경쟁당국은 AMD와 자일링스가 한 제품을 팔 때 다른 제품을 끼워팔거나, 다른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고객을 차별하지 않아야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인수를 승인했다. 또 자일링스 제품을 경쟁사도 쓸 수 있어야하고 ARM 기반 반도체와 호환되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에 판매되는 AMD의 GPU와 자일링스의 FPGA 제품이 중국 시장의 제품과 상호 운용돼야한다는 것도 승인의 전제조건으로 삼았다.
AMD가 자일링스 인수에 나선 것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사업에서의 인공지능(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AMD는 서버용 CPU '에픽' 등을 통해 데이터센터용 칩시장을 공략 중이다. 최근 데이터센터에선 AI를 통한 데이터 처리 능력이 강조되고 있다. 자일링스는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속도를 높여주는 ACAP(적응형 컴퓨팅 가속화 프로그램)를 고객사에 공급하며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경쟁사 인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인텔 역시 데이터센터용 제품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 인텔은 서버용 CPU '제온'에 AI 특화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2015년엔 자일링스의 경쟁업체로 꼽히는 알테라를 167억달러에 인수하며 경쟁력을 키웠다.AMD가 자일링스를 인수하면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경쟁당국의 인수 조건부 승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자일링스는 1.12% 떨어졌고 AMD 주식은 7.33% 하락했다. 시장 전반의 기술주 약세 영향으로 평가된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