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시총 118조원 추가된 날, 코스피는 '폭삭'…왜?

지수 산출 공식에 신규상장 및 상장폐지 충격 완화 장치
상장 이튿날 급락이 코스피 하락에 영향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27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회사의 상장 기념식에서 타북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이날 오후 급락한 지수가 표시된 거래소의 전광판. /사진=한국거래소, 한경DB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첫날인 지난 27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로 직행하면서 시장에 새롭게 들어왔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은 118조1700억원(5.74%) 늘었지만, 코스피지수는 되려 3.50% 하락했다.

지난 27일의 증시를 공포가 지배했기에 단순 계산으로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이 9% 넘게 증발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신규 상장 종목의 시가총액은 상장 첫날 종가 기준으로 다음 거래일부터 지수에 반영되기에 상장 첫날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LG에너지솔루션을 사려는 패시브 펀드들이 다른 종목들을 팔면서, 이 거대종목의 증시 입성은 간접적으로 지수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시가총액이 코스피지수에 반영된 지난 28일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코스피지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 종목 주가가 5% 넘게 하락하면서다.

큰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시에 새로 들어온 효과는 없고, 주가가 하락한 데 따른 부정적 영향만 반영되는 이유는 코스피지수 산출 공식이 그렇게 설계됐기 때문이다.우선 지수 산출공식을 알아야 한다. 코스피지수는 1980년 1월4일(기준시점)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들의 시가총액 합을 100으로 놓고, 이후 시가총액이 어느 정도 변했는지를 나타낸다. 이를 ‘시가총액 가중평균’ 방식이라고 한다. 현재의 시가총액(비교시가총액)을 기준시점의 시가총액(기준시가총액)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하면 코스피지수가 나온다.
시장지수를 산출하는 방법. /자료=한국거래소
새로운 종목이 상장하거나 유가증권시장에서 퇴출(상장폐지)되는 종목이 생기면 계산이 복잡해진다. 비교시가총액에 새로운 종목의 시가총액이 더해질 뿐 아니라 기준시가총액도 바뀌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기업이벤트가 발생할 경우 시장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고 지수의 단층을 방지하기 위해 기준시가총액을 수정한다”고 설명했다.새로운 기준시가총액은 신규 상장 종목이 포함된 전체 상장종목의 시가총액을 기존 상장종목의 시가총액으로 나눈 뒤 기존 기준시가총액을 곱해서 구한다.
기업의 상장주식 관련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시장지수의 기준시가총액을 조정하는 방법. /자료=한국거래소
이 값으로 신규 상장종목을 포함한 전체 상장 종목의 시가총액을 나누면 새로운 코스피지수가 산출된다.

복잡한 공식이지만, 분수의 분모와 분자에 중복되는 변수들을 정리하면 기존 기준시가총액(분모)과 비교시가총액(분자)에 각각 새로운 상장종목의 시가총액을 더하는 간단한 식이 나온다.이후부터는 기준시가총액은 그대로 있고 주가 변동에 따른 비교시가총액만 바뀌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신규 상장 종목이 지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건 상장일 이튿날부터의 주가 변동일 뿐이다.

상장폐지되는 종목에 대한 종목은 신규 상장 종목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더하던 걸 빼주기만 하면 된다.

다만 신규 상장 종목을 반영할 때는 상장일 다음 거래일의, 상장폐지 종목을 반영할 때는 상장폐지 직전 거래일의 종가를 각각 적용한다.유상증자의 경우 권리락일에 유상증자납입금액만큼 비교시가총액이 증가하고, 실권주가 발생하면 신주상장일에 실권주식에 전일 종가를 곱한 값을 비교시가총액에서 빼는 방식으로 지수가 조정된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