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대지 전술유도탄·순항미사일 발사 동시공개…타격력 과시(종합2보)

다른 기종 섞어쏘기로 무력시위 극대화…어제 개량형 KN-23 탄두성능 시험
"25일엔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1천800㎞ 비행" 사흘 만에 확인
김정은, 군수공장 시찰·김여정 동행…날짜와 장소는 공개 안해
북한은 전날 지대지 전술유도탄 시험발사와 지난 25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각각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특히 발사일이 다른 두 기종의 발사 및 타격 장면을 동시에 공개하면서 대남 타격 능력 과시를 극대화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수공장을 시찰한 사실도 함께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은 1월 25일과 27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체계 갱신을 위한 시험발사와 지상 대 지상(지대지) 전술유도탄 상용전투부위력 확증을 위한 시험발사를 각각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발사된 2발의 전술유도탄들은 목표 섬을 정밀타격하였으며 상용전투부의 폭발위력이 설계상 요구에 만족된다는 것이 확증되었다"고 전했다.

상용전투부는 전술유도탄의 탄두부를 말하며, 이번 시험 목적이 개량형 탄두부 위력 테스트였음을 말해준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지대지 전술유도탄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탄두개량형 KN-23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폭발 위력 증대를 위해 열압력탄을 탑재해 시험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된 KN-23은 해상 표적인 함경북도 길주군 앞바다 무인도인 '알섬'을 타격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전 북한이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을 쐈다고 밝혔다. 미사일 비행 거리는 약 190㎞, 고도는 20㎞가량으로 탐지됐다.

이번 발사는 새해 들어 6번째 무력 시위였다.

북한이 지난 20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철회를 검토하겠다고 시사한 이후 감행된 첫 탄도미사일 발사였다.
아울러 지난 25일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도 사흘 만에 확인했다.

통신은 "(25일) 발사된 2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들은 조선 동해상의 설정된 비행 궤도를 따라 9천137초(2시간 35분 17초)를 비행하여 1천800㎞ 계선의 목표 섬을 명중하였다"며 "장거리 순항미사일 체계의 실용적인 전투적 성능은 나라의 전쟁억제력 강화의 일익을 믿음직하게 맡게 된다"고 강조했다.

TEL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도 동해상의 다른 무인도를 타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은 "국방과학원은 산하 미사일전투부연구소가 앞으로도 계속 각이한 전투적기능과 사명을 수행하는 위력한 전투부들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해 미사일 개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미사일전투부연구소'라는 별도 기관이 북한 매체에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 탄도미사일에 적용되는 다양한 탄두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두 기종의 발사 현장을 참관하지 않고 시험발사 결과만 보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일군(간부)들과 국방과학원 지도 간부들이 현지에서 중요 무기 시험들을 지도하였다"라면서 "무기체계들의 성공적인 시험발사 결과는 당중앙위원회에 보고되었으며 높은 평가를 받아안았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수공장을 시찰했다고 밝혔으나 날짜와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군수공장 시찰은 2019년 6월 자강도 일대 군수공장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미국의 대북 제재에 맞서 국방력 강화 등 '마이웨이' 행보를 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신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중요 무기체계를 생산하고 있는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하시였다"라면서 조용원 조직비서와 김정식 당 부부장,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 국방과학원 지도 간부들이 동행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에는 김 위원장 뒤에 멀찍이 선 현송월 당 부부장의 모습도 포착됐다.

이 공장은 앞서 김 위원장이 2017년 8월 직접 방문해 증축 조감도를 살펴봤던 함흥의 화학재료연구소인 것으로 추정된다.

각종 미사일에 들어가는 탄소섬유 등을 개발하는 기관으로, 최근 시설 현대화를 끝낸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우리 무력의 현대화와 나라의 국방발전전략실현에서 공장이 맡고 있는 위치와 임무가 대단히 중요하다"라면서 "당의 혁명 위업을 강위력한 첨단무장으로 옹위해나갈 일념"을 강조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특히 북한 매체가 이날 공개한 사진에서 군수공장 핵심 관계자들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것을 보면 이 공장이 북한의 군수 공업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장 간부 및 노동자들은 김 위원장이 "공화국의 자위권을 각방으로 침해하려 드는 미제국주의자들과 그 추종무리들의 도전"을 "담대한 배짱으로 짓밟아버리시었다"라며 국방 개발에서 미국을 의식하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통신은 또 김 위원장이 대규모 채소 재배용 온실이 건설될 예정인 함경남도 연포지구를 현지 시찰했다고 전하며 마찬가지로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박정천 당 비서가 동행한 가운데 현장을 둘러보고 올해 노동당 창건기념일(10월 10일)까지 완공할 것을 지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