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금리 5%라니 역차별 심하네"…카뱅에 우는 고신용자

"신용점수 900점대인데 마통 금리 4.554%로 치솟아"
지난해 12월 평균 금리는 10% 수준에 '육박'
중저신용자 대출 금리는 내리고…고신용자 대출은 중단
사진=뉴스1
#. 카카오뱅크를 이용 중인 30대 직장인 이연정(가명)씨는 최근 무섭게 오르는 대출 금리에 배신감을 느꼈다. 2020년부터 마이너스통장을 1700만원 한도로 이용 중인데,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대출금리가 무려 5%에 육박하고 있어서다. 2020년 6월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2.432%였지만, 지난해 말 4.554%로 2% 넘게 치솟았다. 그는 "지난해 9월 금리가 4.109%로 한 번에 1.2%포인트 이상 오른 뒤 작년 말에 금리가 또 변동됐다"며 "신용점수는 KCB 기준 928점으로, 신용도도 좋은데 해도해도 너무 많이 올랐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채 3개월 변동인데, 올해 3월엔 금리가 얼마나 더 오를 지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최근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카카오뱅크의 대출금리가 너무 올랐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간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고신용자 차주들의 금리가 일부 올라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저신용자 대출의 경우, 카뱅이 시중은행보다 더 좋은 조건의 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출금리비교 공시(11월 취급 기준)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9.79%로, 10% 수준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5.71%로 카카오뱅크의 절반 수준이었다. 다른 시중은행의 경우, KB국민은행(3.87%) 우리은행(3.88%) 우리은행(3.71%) 농협은행(3.70%) 하나은행(4.42%)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났다.

지난해부터 카뱅의 고신용 차주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빠른 속도로 올랐다. 지난해 5월 1~2등급에 해당하는 카뱅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3.03%였다. 2020년 5월(2.72%)보다 0.31%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16%포인트 하락했으며, KB국민은행은 0.18%포인트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 폭이 컸던 셈이다.

중금리 대출 금리 인하와 한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고신용자의 금리가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카뱅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금리를 최대 1.52%포인트 내리고, 대출 한도는 최대 1억원으로 확대했다. 반면 고신용 직장인 신용대출 한도는 1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축소했다. 때문에 카뱅의 금리 경쟁력이 전반적으로 약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대출금리 차이는 가산금리 차이에 따른 것"이라며 "인터넷은행이 중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금리가 높아진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대형은행 대비 금리 경쟁력이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카뱅 측은 지난해 12월 평균 금리가 10% 육박한 것과 관련해선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다보니 금리가 대폭 올라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카뱅은 고신용자 대신 KCB 기준 신용점수 820점 이하 중·저신용자에게만 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부터 고신용자에 대한 신규 대출을 제한했고, 올해도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해 고신용자 대출 중단 기조를 이어간다.

한편 중금리 대출의 경우 카뱅을 쓰는 게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CB 기준 신용점수가 768점인 차주는 카카오뱅크에서 4.66%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았다. 비슷한 신용점수에서 다른 은행과 비교하면 금리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756점) 8.27% △신한은행(772점) 9.5% △우리은행(711점) 8.03% △하나은행(740점) 7.98% 등 5대 은행은 카뱅보다 2%포인트~4%포인트 가량 높은 금리를 적용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