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IPO 올해도 계속…현대ENG 대신할 다음 주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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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규 상장 기업 80개·공모 규모 25조원 예상LG에너지솔루션에 이은 대어급 공모주로 주목 받았던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미루면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하지만 실망하기엔 이르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을 빛낼 예비 기업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못지 않은 시장 흐름 이어질 것"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28일 IPO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요건을 고려해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비록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은 미뤄졌지만 이외에도 상장을 앞두고 있는 기업은 많다. 현재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교보생명 △쏘카 △SK쉴더스가 청구서를 접수해 둔 상황이다. 이밖에 △SSG닷컴 △컬리 △CJ올리브영 △오아시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도 새롭게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 공모를 통한 신규 상장 기업 수는 80개, 공모 규모는 25조원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는 작년(89개, 20조원)과 비교해 상장 규모는 실질적으로 감소하겠지만 전년 못지 않은 시장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IPO 시장을 빛낼 예비 기업들을 살펴보면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대주제 아래 2차전지, 친환경, 재생에너지 등의 관심과 신규 상장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우리 증시에서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 ESG 중 환경(E) 요소만 부각되는 경향이 높아 2차전지, 수소연료전지, 배터리 리사이클링과 광범위하게는 친환경 재생 산업이 상대적으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아직 구체적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다음 관심은 SK온의 상장에 모이고 있다. 이와 함께 △범한퓨얼셀(수소 연료전지) △성일하이텍(배터리 재활용) △세아메카닉스(2차전지 부품)와 보다 광범위한 분류로 △대명에너지(신재생에너지 시설) △이지트로닉스(전력변환장치) △태림페이퍼(폐지 재활용 및 골판지)까지 올해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해 가장 좋은 업황 분위기를 보인 IT 업종이 현재 상장 예정 기업 명단에도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나래나노텍(디스플레이 장비) △비씨엔씨(반도체용 합성 쿼츠) △풍원정밀(디스플레이 소재) △에이엘티(시스템 반도체 후공정) △에이치피에스피(반도체 열처리 공정 장비) △가온칩스(반도체 공정 설계) △영창케미칼(반도체 포토레지스트) △미코세라믹스(반도체부품/서비스) △넥스트칩(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등의 신규 상장이 진행되고 있다.신기술·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예상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K-유니콘 기업들과 모바일·온라인 기반의 신유통 기업들의 신규 상장 역시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 대표 카쉐어링 플랫폼 쏘카는 이미 청구서를 접수해 신규 상장을 공식화했고 SSG 닷컴, 컬리, CJ 올리브영, 오아시스 등의 신규 상장도 회사 안팎으로 비교적 구체적으로 얘기되고 있다. 여기에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카카오그룹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 가능성도 남아 있으며 야놀자의 미국 나스닥 상장 도전까지 풍성한 한 해가 예상된다.
최 연구원은 "신규 상장 시장은 구조적으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시장이 아니고 잘 익은 비상장 기업을 수확하고 추수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공급 측면에서 급증·급감보다는
시장의 체력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