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남구 예비후보들 "당 결정 존중"…속내는 복잡

"보수 지지세 강해 무공천은 후보 난립 우려"

국민의힘이 오는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르는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당 소속 예비후보들은 대체로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반응이다.
강사빈 전 청년나우 대표는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의 결정에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충분히 이해한다"며 "명분상으로는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검토 중이며 탈당도 고려하고 있다.

공식적인 입장은 다음 주 초쯤에 밝히겠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이 지금 어려운 입장이고 당에서 어려운 결정을 했기에 전적으로 당의 결정을 따른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꼭 당선돼서 돌아오라는 당의 명령으로 알고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도태우 변호사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무공천을 하는 것에 대한 대응조치라고 생각한다.

정치쇄신의 요구를 반영한 당의 조치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세한 법규는 잘 모르겠으나 선거를 완주하려면 규정상 어쩔 수 없이 탈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당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식적인 입장은 향후에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임병헌 전 남구청장은 "아주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

열심히 완주 하겠다"고 밝혔다.

또 "당을 떠나는 게 섭섭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정이니까, 탈당은 가급적 늦게 하고 혹시 당선된다면 최대한 빠른 시기에 복당하겠다"고 했다.

예비후보들은 겉으로 당의 결정은 반겼지만, 속내는 복잡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당의 한 관계자는 "당의 무공천 발표 후에 지역 정가는 난리가 났다"며 "당에 반발하거나 항의하는 일은 없으나 각 예비후보 캠프에서는 대책 회의로 분주하다"고 전했다.

한 예비후보 캠프의 관계자는 "완전 멍하고 지금 정신이 없다.

탈당하고서 완주를 해야 할지 당에 남아야 할지 여러 가지 방안을 두고 고민 중이며 대책 회의를 해보고 구체적인 방안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무공천으로 중·남구 보궐선거판은 후보 난립이 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국민의힘 소속 중·남구 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자 수는 10명이다.

강사빈 전 청년나우 대표, 김재원 최고위원, 도태우 변호사, 박성민 중앙선대위 청년보좌역, 박정조 대한 미용사회 대구시 중구지회장, 배영식 전 국회의원(18대), 손영준 대구시당 중·남구 청년지회장,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임병헌 전 남구청장 등이다.

이외에 예비후보 등록을 앞둔 인물들까지 포함하면 약 20명에 달한다.

시당의 한 주요 당직자는 "중·남구는 보수의 지지세가 강한 만큼 공천이 곧 당선일 정도인데, 당에서 경선을 통해 정리해주지 않으면 후보 난립으로 선거판이 혼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의 결정은 존중하나 중·남구 보궐선거 당선인이 지방선거 공천에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