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닛산·미쓰비시 '전기차 동맹'…230억유로 투자

배터리 생산능력 20배 확대
2030년까지 신차 35종 출시
르노·닛산·미쓰비시자동차 기업연합이 2030년까지 230억유로(약 30조9300억원)를 투자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배 늘리고 35종의 전기차도 출시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연합은 28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전기차 분야의 협력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3개사는 일본과 프랑스 등 주요 생산거점에서 공장을 신설 또는 증설해 203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연 240만 대 분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닛산은 일본과 영국, 중국 공장을 증설한다. 또 지분을 투자한 중국계 배터리 기업 엔비전AESC그룹과 공동으로 가나가와현에 공장을 새로 짓는다.3개사가 공동 개발한 전기차 35종도 2030년까지 내놓는다. 35종 가운데 90%는 5개의 공용 차체 플랫폼을 활용해 함께 생산하기로 했다. 3개사가 공유하는 차체 플랫폼 비중도 현재 60%에서 2026년까지 80%로 늘리기로 했다. 신차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와 별도로 작년 11월 말 닛산은 5년간 2조엔(약 20조9000억원)을 친환경차 개발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전략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전기차 15종을 포함해 23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인다는 비전을 내놨다. 닛산이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를 3개사가 공동으로 활용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충전시간이 3배 짧고 주행거리는 2배 길어 차세대 배터리로 불린다. 닛산은 2028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해 르노와 미쓰비시에도 제공할 예정이다.

닛산과 미쓰비시는 일찍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고도 테슬라와 중국 신흥기업에 주도권을 내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쓰비시와 닛산은 2009년과 2010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인 ‘아이미브’, ‘리프’를 차례로 출시했다. 하지만 작년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3개사를 모두 합해도 9만7000대로 세계 시장의 5%에 그쳤다. 1위 테슬라의 판매량은 38만 대였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