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알파인 봉민호 감독 "한국 선수 '결승 대결' 목표"

김상겸 "부상 없이 준비해 평창 때보다 나아"…정해림 "나도 입상 도전"
스노보드를 타고 속도를 겨루는 스노보드 알파인 경기는 '배추보이' 이상호(27·하이원)의 이름과 함께 알려지기 시작한 종목이다. 이상호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한국의 사상 첫 메달(은메달)을 따낸 데 이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도 입상 유망 종목으로 거론된다.

올림픽 경기를 열흘가량 앞둔 가운데 대표팀에선 다른 선수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지녔다며 한국 선수 간 '결승 맞대결'까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봉민호 스노보드 알파인 대표팀 감독은 28일 강원도 횡성의 웰리힐리파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우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 선수 2명이 결승에 함께 올라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 남자부엔 이상호 외에 김상겸(33·하이원)이 출전한다.

김상겸은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에서 10위권 성적을 남겼으나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위에 올라 한국 스키 선수 역대 최고 성적 타이기록을 세우는 등 저력을 지닌 베테랑이다.
봉 감독은 "이번 시즌 장비 교체가 잘 이뤄지고 스위스 전지훈련을 소화하면서 이상호와 김상겸은 '톱 레벨'이라고 생각했다. 이상호는 예상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김상겸은 실수가 나오며 간발의 차이로 16강 본선에 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잘 따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월드컵 시즌 랭킹 1위를 달리며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이상호는 '결승에서 붙고 싶은 선수' 질문에 "함께 가는 상겸이 형과 만나고 싶다.

그러면 어떤 메달을 누가 가져가도 후회가 없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김상겸은 "이번 올림픽은 조금 더 좋은 컨디션으로 임하려고 한다.

큰 부상이나 문제없이 준비해왔는데, 평창 때가 '80'이라면 지금은 '93'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며 "도전자 입장이라는 생각으로 나서서 입상하겠다는 각오"라고 힘줘 말했다.

주니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스노보드 알파인 여자부를 지켜온 정해림(27·전북스키협회)도 출전을 앞두고 있다.

정해림은 이번 시즌 초반 다소 주춤했으나 이달 중순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월드컵에 혼성 평행대회전에서 이상호와 호흡을 맞춰 동메달을 따내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봉 감독은 "정해림은 8강 진입을 우선 이뤄낸 뒤 4강 이상까지도 노려본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해림은 "평창 올림픽 이후엔 후회가 많이 남아서 이번엔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며 "평창이 60∼70 정도였다면, 지금은 90 정도 되는 것 같다.

저도 메달권 진입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웰리힐리파크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이어간 뒤 다음 달 3일 결전지인 중국으로 떠날 계획이다.

봉 감독은 "베이징 올림픽 코스는 월드컵 코스 중에선 중간 경사 정도 된다. 웨이브가 두 차례 있는데 긴 편이고, 기문이 27개 정도"라고 소개하며 "경사 난도가 있는 이곳에서 연습을 많이 하고 가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선전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