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꼬리수리·매·큰고니…포항 형산강 찾은 천연기념물

주말엔 전국 사진 동호인 몰려…"새 활동 방해 안 되게 조심해야"
최근 경북 포항 형산강에 천연기념물 지정 조류가 연이어 나타나 사진 동호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포항지역 사진 동호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 포항시 남구 연일읍 형산강 일대에 흰꼬리수리가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흰꼬리수리는 문화재청이 정한 천연기념물 제243-4호이자 환경부가 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아주 보기 드문 새다.

이 새는 유라시아 대륙에 분포하는 대형 맹금류로 우리나라에는 겨울에 찾아오는 철새다. 꽁지깃이 희기 때문에 수리과 중에서도 흰꼬리수리라고 불린다.

형산강 일대에 나타나는 흰꼬리수리는 최대 다섯 마리다.

보통 세 마리가 나타나곤 하는데 드물게 다섯 마리가 보일 때가 있다고 사진 동호인들은 전했다. 아침 일찍 나타나 먹이 활동을 하고서는 날아가고 오후에 다시 나타나 먹이 활동을 한다.

이 때문에 새벽부터 나와 새를 기다리는 사진 동호인들이 종종 보인다.

흰꼬리수리 출현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말이면 전국에서 새 사진을 찍으려는 사진 동호인이 50명 이상 모여들기도 한다. 그러나 야생생물 특성에 맞춰 활동에 방해를 주지 않도록 최대한 몸을 숨기고 조용하게 사진을 찍어야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사진 동호인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아 현장에서 마찰을 빚기도 한다.
지난 25일에는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323-7호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매가 형산강 모래섬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 매는 이날 오후 형산강에 노닐던 물닭을 낚아챈 뒤 1시간여 만에 모두 먹어 치웠다.

매는 한국에서는 드물게 보이는 텃새로 해안이나 섬 등 암벽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강 하구나 습지 등에서 생활한다.

이 새는 날카로운 발톱과 매서운 눈, 얼룩덜룩한 날개가 특징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천연기념물 201-2호인 큰고니 떼가 나타나기도 했다.

한 사진 동호인은 "형산강은 수심이 얕고 모래섬이 있어 새들이 먹이활동을 하기에 비교적 적합해 천연기념물 새가 종종 찾아오곤 한다"며 "사진을 찍더라도 새 활동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