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애국심 때문에 '대박'…'차이나시크' 열풍에 웃는 中기업

'차이나시크' 유행에 전통 보석기업 함박웃음
사진=연합뉴스
'차이나 시크(China chic)'. 중국풍 귀금속, 패션 등을 지칭하는 말이다. 젊은 중국인들이 용, 봉황 등 전통 문양을 소비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면서 중국 전통 귀금속 시장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3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4~9월 중국 최대 보석판매업체인 차우타이푹의 헤리티지 컬렉션을 구매한 사람 중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56%를 넘었다. 차이나 시크 유행으로 차우타이푹은 마케팅 타깃을 젊은 중산층으로 바꾸고 있다.1929년 중국 광저우의 귀금속 세공업체로 시작한 차우타이푹은 '동양의 티파니'로 불린다. 전통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4~9월 중국 내 차우타이푹의 수익은 82% 증가한 380억 홍콩달러(약 5조9000억원)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같은 기간 전체 판매 수익은 79% 늘어난 440억 홍콩달러였다.

차우타이푹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가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Z세대는 애국심이 강하고 소비력이 크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전 세대가 외국 브랜드 소비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중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높다.

찬 사이청 차우타이푹 전무는 "Z세대는 소비력이 있고 지출도 많이 한다"며 "가족을 부양해야 했던 부모 세대와 달리 삶을 즐긴다"고 했다. Z세대 사이에 번지고 있는 차이나시크 유행으로 중국 브랜드들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한 이 회사 주가는 팬데믹 직전인 2019년 1월 이후 150% 가까이 상승했다. 업체 측은 중국이 1980~2015년 인구증가를 막기 위해 한자녀 정책을 시행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Z세대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맥킨지에 따르면 이들 세대는 중국 인구의 15%를 차지한다.

베인앤코에 따르면 2021년 중국의 보석 시장은 690억달러(약83조6000억원)로 2019년보다 2배 가량 성장했다. 유럽 중국 등의 명품 시장이 완전한 회복세를 되찾지 못한 것에 비해 회복 속도가 빨랐다.

중국에선 지정학적 요인 등의 영향을 받아 Z세대의 '차이나시크' 소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이지안치 홍콩 중문대 교수는 "중산층이 증가하고 Z세대들이 온라인 쇼핑에 집중하면서 고급 보석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국제적 긴장 관계가 고조되면 중국풍 디자인에 대한 중국 Z세대들의 선호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중국 660개 넘는 도시에 50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차우타이푹은 2025년까지 2000개 넘는 매장을 새롭게 열 계획이다. 차우타이푹 제품의 평균 가격은 1만위안(약 190만원) 정도다. 중국 중산층들은 소비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차우타이푹의 경쟁 기업 중 하나인 룩푹주얼리도 올해 중국에 350개 신규 매장을 열 계획이다. 온라인 거래 플랫폼도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의 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홍콩 시장 확대에 집중해왔다. 홍콩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을 이들의 중요한 고객층이었다. 하지만 팬데믹 후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홍콩 시장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 낸시 왕 룩푹 부사장은 "중국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