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 고양이 무참히 살해돼…가해자 20∼30대 남성 추정

카라 측 "동물 학대 예방하고 강력히 처벌할 실질적 대안 필요"
경남 창원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참혹하게 살해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1일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7시 35분에서 8시 사이 창원시 성산구 대방동 한 음식점에서 키우던 고양이 '두부'가 살해됐다.

목격자는 카라 측에 "고양이가 비명을 지르고 있음에도 살해범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양이를 수 차례 바닥에 내리치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목격자가 고함을 치자 가해자는 고양이를 버리고 사라졌다. 가해자는 남성으로, 20대∼30대 초반에 키 175∼180㎝ 정도로 추정된다.

당시 검은 점퍼 차림을 하고, 손에는 흰 장갑 혹은 천을 두르고 있었다고 한다.

카라 관계자는 "고양이 꼬리를 잘 잡기 위해 손에 무언가 감고 있었을 수 있다"며 우발적이 아닌 계획 범행 가능성을 의심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과거 경의선 '자두 사건'과 수법이 유사하다"며 "여전히 바뀌지 않는 동물 학대 현실을 예방하고 강력히 처벌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경의선 자두 사건 피의자인 40대 정모씨는 2019년 7월 13일 고양이 자두를 잡아 바닥에 수 차례 내던지는 등 학대한 끝에 살해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 등)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바 있다.

고양이 두부가 살해된 당일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아직 피의자를 특정하지는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가 진술한 인상착의 등을 토대로 현재 주변 CCTV를 확보해 분석해나가는 중"이라며 "가해자에게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도 지난 30일 '두부' 사건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작은 고양이를 향했던 끔찍한 행위가 다음 번에는 힘 없는 사람을 향할 수도 있다"며 경찰의 적극 수사를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