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줄줄이 "Fed '5회' 금리 인상"…골드만도 동참

골드만삭스도 올해 미 중앙은행(Fed)이 정책금리를 다섯 차례 올릴 것으로 예측을 바꿨다. 기존 네 차례에서 높인 것이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씨티, 웰스파고, 도이치뱅크 등이 4회에서 5회로 기준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예상을 수정했고 BNP파리바는 6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7회로 바꿨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장 마감 뒤 보고서를 내고 "올해 Fed가 다섯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을 바꿨다. 기존에는 3, 6, 9, 12월에 네 차례 올릴 것으로 봤는데, 이제는 3, 5, 7, 9, 12월에 정책금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6월에는 대차대조표 축소 시작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7월에서 한 달 앞당긴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임금 상승률이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부합하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증거가 강화됐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 경로를 높게 수정했다"고 밝혔다. "또 1월 FOMC 기자회견에서의 파월 의장의 발언은 Fed 지도부가 보다 공격적인 긴축 속도에 열려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시장 상황이 바뀌거나, 경제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감속하거나면 Fed는 여전히 태도를 바꿀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높게 유지된다면 예상보다 훨씬 더 긴축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6일 1월 FOMC 결과가 나온 이후 월가에서는 앞다퉈 올해 기준금리 인상 폭과 횟수를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지난 28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JP모간은 각각 금리 인상 예상횟수를 7회, 5회로 수정했다. 이제 네 번 올릴 것으로 주장하는 곳은 월가 주요 은행 중 모건스탠리 밖에 없다.

BofA는 지난 28일 "Fed는 거의 '인플레이션 곡선 뒤에 심각하게 뒤처져 있다는 점을 거의 인정했다"라면서 올해 3월부터 일곱 차례에 걸쳐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BofA의 에단 해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것이 제롬 파월 의장이 밝힌 '민첩해야 한다'(nimble)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6일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중앙은행은 겸손해야 하지만 조금은 민첩해야 한다"(We are going to have to be humble but a bit nimble)고 말했었다. BofA는 내년에도 다섯 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려 2023년 말에는 기준금리가 2.75~3.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JP모간은 Fed의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네 번에서 다섯 번으로 높이면서 "기자회견에서의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은 '시장이 분기별 금리 인상을 예상하지 않도록' 설득하려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JP모간은 다만 2023년 인상 횟수는 네 번에서 세 번으로 줄였다. 노무라의 경우 심지어 3월 50bp(1bp=0.01%포인트) 인상을 예측하고 있다. 3월에 50bp를 올리고 5, 6, 7, 12월에 추가 25bp씩 올려 모두 150bp를 올릴 것으로 관측했다.

난 30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3월부터 시작해 올해 세 차례 금리를 올리는 시나리오가 제일 유력하다"면서도 "높아진 소비자 물가 탓에 더 강력한 금리 인상이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검토해 한 번에 50bp 인상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면, 나는 받아들일 것”이라며 "모든 회의마다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면 그것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