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 몰입한 14살 소년, 가족 총으로 살해…"다시 살아날 줄 알았다"

/사진=배틀그라운드 공식 페이스북

총을 쏘는 온라인 게임에 몰입한 파키스탄 10대 소년이 어머니와 형제에게 총을 쏴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1일 파키스탄 매체 돈과 AFP통신은 지난달 18일 펀자브주 라호르의 한 주택에서 어머니(45)와 20대 아들 1명, 10대 딸 2명 등 4명의 가족이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홀로 살아남은 14세 차남 자인 알리는 간밤에 위층에 있어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알리의 행동이 수상하다고 여겨 며칠간 수사를 진행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은 "알리가 1인칭 슈팅게임 'PUBG: 배틀그라운드'에 빠져 대부분의 시간을 방에서 게임을 하며 보냈고, 게임을 하던 중 목표를 놓치자 이성을 잃고 어머니의 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알리는 총을 들고 어머니가 잠든 방에 들어가 먼저 발포한 뒤 누나와 여동생, 형을 잇따라 살해했다.

알리의 어머니는 남편과 이혼한 후 홀로 아이들을 키웠고, 평소 공부에 관심을 갖지 않고 방안에 틀어박혀 게임만 하는 알리를 꾸짖곤 했으며, 사건 당일도 게임 문제로 아들을 꾸짖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을 마친 알리는 총을 집 근처 배수로에 던져버린 뒤 집에 돌아와 잠든 척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그는 "게임에서처럼 가족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펀자브주 경찰은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부를 향해 "배틀그라운드 게임을 금지해달라"고 촉구했다.

2020년부터 라호르시에서만 이 게임 때문에 이용자 3명이 목숨을 끊었고, 이번 일가족 살해 사건이 네 번째 관련 사건이라는 주장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