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자격검정제 도입 추진…전문성 기대 vs 평가기준 우려

경찰, 일본 민간경비 검정제 본떠 '한국형 경비 검정제' 구상
경찰이 민간 경비업무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소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경비원 자격검정제'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올해 경비업법 개정을 통해 경비원 자격검정제를 도입하고, 경비업계에 다양한 업무를 위탁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경찰에 등록된 경비 인원은 총 19만 명에 이르고, 관련 업체도 4천300개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비원들이 시설마다 배치돼있고 치안 분야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경비원 자격검정제를 도입해 시험을 치른 후 자격을 부여하고 관리하면 전문성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선 경비업계에서는 보안 전문가가 양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지되지만, 전문성의 기준을 무엇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흘러나온다.

보안업체 직원인 김하나(30)씨는 "보안이라는 일이 무엇인지 인식을 심어준 상태에서 입사하면 자신이 안전 책임자라는 소명 의식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상황을 파악하는 역량 등 전문성이 길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보안업체 직원인 구모(30)씨는 "정확한 검증 기준을 어떻게 할지가 문제"라며 "경비도 다양한 분야로 나눠져 있는데 분야별로 필요한 역량이 시험에 잘 반영될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경찰은 일본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경비업법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본 민간경비원 검정제의 경우 경찰이 시행하는 필기·실기 시험에 응시해 자격증을 취득하는 '직접 검정'과 경찰이 인정한 강습기관에서 자격검정 과정을 수료해 자격증을 발급받는 '강습 수료' 2가지 방법으로 운영된다.
이 중 '직접 검정' 과정에서 일본은 경비 분야별로 세부 과목을 달리해 분야에 맞는 전문 지식과 실무 능력을 면밀히 평가한다. 예컨대 공항경비 검정 과목에는 금속 탐지기·X선 투시장치 등 기계의 구조, 기내 반입 시 위험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물건과 사고 방지를 위해 필요한 사항 등을 포함한다.

현재 경찰은 일본의 '직접 검정'에 가까운 형태를 구상하고 있으나 추후 논의를 거쳐 두 방식을 혼합할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또 경비업법상 현재 경비 업무는 시설·호송·신변·기계·특수로 분류돼 있는데, 여기에 '교통유도'를 신설해 국제회의 등 대형행사와 지역축제, 공사장 교통경비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경찰은 해당 항목이 신설되면 경비업계도 확장되고 고용도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 중 경비업 민원 온라인 처리도 확대된다. 경찰은 경비업 폐업 신고와 교육 이수증 발급, 특수경비업 개시와 종료, 특수경비원 무기 대여 신청, 호송경비 통지 등 민원을 경찰민원포털에서 손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