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후 유가 고공행진에 활짝 웃은 엑슨모빌·셰브론

사진=AFP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팬데믹 후 유가가 오르면서 깜짝 실적을 보고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손실을 모두 만회하고도 남는 이익을 기록했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엑슨모빌과 셰브론의 지난해 순이익은 386억달러로, 2020년 276억달러 손실을 뛰어 넘었다.이들 기업의 이익은 유가가 배럴달 100달러를 넘어섰던 2014년 이후 가장 컸다고 FT는 전했다. 2014년과 달리 지난해엔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생산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을 줄였다. 넷제로(탄소 순배출 제로) 움직임에 맞춰 화석 에너지 투자비가 줄고 있어서다.

엑슨모빌은 올해 자본지출 규모를 210억~240억달러로 내다봤다. 2019년 300억~350억달러로 예상했던 것보다 크게 낮아졌다. 셰브론도 올해 150억달러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2019년 200억달러보다 줄어든 것이다.

이들은 나란히 배당금을 올리고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엑슨모빌은 1~2년 안에 100억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셰브론은 1년 간 5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키로 했다.세계 유가 기준으로 꼽히는 브렌트유는 배럴 당 91달러를 넘어섰다.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원유 수요가 빠르게 회복된 데 반해 공급이 더뎌 수요-공습 미스매치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면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몇 달 안에 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