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5G 인프라 절반이 수도권에…"지역 투자 소홀"

김영식의원실, 과기정통부 집계 인용 지적

그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구축한 5G(5세대) 통신 무선국 절반 가량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통신사가 정부 방침에 따라 무선국 설치 수 채우기를 우선시하는 동안 지역 통신 인프라 구축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김영식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인용해 작년 말 준공 완료된 5G 무선국 19만8832개 중 9만489개가 수도권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통신3사가 설치한 광역지자체별 무선국 수는 서울 3만7291개, 경기 4만3536개 등이다. 반면 경남(1만1193개)·경북(9670개), 강원(9754개) 등엔 1만개 안팎에 그쳤다. 충북(6529개)·충남(6076개), 전북(7528개)·전남(5625개)은 더 적었다.

집계에 따르면 5G 무선국이 10개 미만으로 설치돼 5G 이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기초지자체도 13곳 나왔다. 전남 구례군(9개), 경북 고령군(9개), 경북 성주군(6개) 등이다. 전북 장수군, 전남 고흥·진도·완도·신안군, 경북 울진·영양·봉화군, 경남 의령군, 인천 옹진군 등은 5개 이하가 설치됐다.

김영식 의원은 "이통3사 합산 5G 기지국이 100곳 미만이라 5G 사용에 제한이 있는 곳은 지방 중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에 집중됐다"며 "이는 과기정통부가 2G~4G 이동통신용 주파수 재할당 산정방안을 마련할 때 5G 무선국 커버리지 확대 등 내용을 포함하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과기정통부가 통신 3사에 무선국 설치 수량만 특정 수치를 달성하면 주파수 할당 대가를 감면해줬기 때문에 통신3사가 지방 중소도시나 농어촌 지역에 대한 5G 투자를 소홀히 할 여지가 커졌다는 얘기다.

통신3사는 그간 전국에 무선국 약 6만국을 구축했다. 연내 1만5000국을 추가로 세울 예정이다. 과기부는 통신3사가 공동으로 마련하는 농어촌 5G 무선국을 개별 통신사별 수량으로 인정하기로 한 만큼 통신 3사 총합 5G 무선국 수는 연내 12만국 이상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12만국 설치는 정부가 통신3사에 주파수 대가 6010억원을 감면해 주는 기준치다.

김영식 의원은 "과기정통부가 주파수 재할당 투자 옵션을 설정할 때 커버리지 관련 조항을 추가했다면 5G 커버리지가 지금보다 대폭 늘어났을 것"이라며 "농어촌 5G 기지국 공동구축 수량을 개별수량으로 인정하기로 한 것도 정책 실패를 덮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