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전쟁 승리주 '모엣 샹동'…마릴린 먼로가 목욕한 '파이퍼 하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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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들이 사랑한 샴페인
나폴레옹부터 윈스턴 처칠까지 시대를 풍미한 유명 인사들도 샴페인을 사랑했다.

나폴레옹은 모엣 샹동과 인연이 깊다. 나폴레옹의 샴페인 사랑은 모엣 샹동의 사장인 레미 모엣의 초대로 모엣 샹동 샴페인 하우스를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전장을 오가며 휴식이 필요할 때 이곳을 즐겨 찾았다. 나폴레옹이 1807년 러시아 황제와 틸지트조약을 맺고 파리로 돌아오는 길에 와이너리를 찾은 얘기는 샴페인 하우스의 대리석 조각에 새겨져 있을 정도다.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파이퍼 하이직을 사랑했다. 앙투아네트는 늘 쿠페 글라스에 파이퍼 하이직을 따라 마시며 달콤한 향에 취해 잠든 것으로 전해진다. 파이퍼 하이직은 앙투아네트의 사랑을 받으며 전 유럽 왕실 연회의 공식 샴페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마릴린 먼로도 앙투아네트에 버금가는 파이퍼 하이직 마니아로 알려졌다. 그녀는 자신의 미모 비결로 샴페인을 꼽았을 뿐 아니라 파이퍼 하이직으로 목욕을 즐기기도 했다.윈스턴 처칠은 우연히 폴 로저 샴페인을 맛본 뒤 샴페인 세계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처칠은 매일 샴페인을 두 병씩 마셨다. 1928년산 빈티지에 푹 빠진 처질은 평생 마실 폴 로저 샴페인을 주문하기도 했다.

폴 로저는 처질의 이 같은 샴페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그를 위한 샴페인 2만 병을 따로 보관했다. 1965년 처칠이 사망하자 샴페인의 병목에 검은 리본을 달아 그를 애도했다. 처칠이 세상을 떠나고 10년이 지난 뒤 폴 로저에서 생산한 최상의 샴페인에 ‘큐베 서 윈스턴 처칠(Cuvee Sir Winston Churchill)’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폴 로저는 ‘젠틀맨의 상파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영국의 상류층과 로열패밀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2004년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샴페인을 공급하는 공식 지정처로 선정돼 왕실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