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가 작고 오랫동안 유지돼야 좋은 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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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소믈리에 안중민
“어떤 상황, 어떤 음식에도 항상 잘 어울린다는 게 샴페인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안중민 파리크라상 외식사업부 수석소믈리에(35·사진)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레드와인은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맛과 향이 천차만별이지만 샴페인은 어디서나, 누구에게 권해도 사랑받는 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안 소믈리에는 ‘2020년 한국 국가대표 왕중왕전 소믈리에 경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국내 최고의 실력자다. 그는 좋은 샴페인을 선별할 땐 “샴페인 속 기포를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안 소믈리에는 “기포의 입자가 작고, 잔 안에서 오랫동안 기포가 유지되는 게 좋은 샴페인”이라며 “2차 발효 숙성이 잘 된 샴페인은 고유의 맛과 향도 살아있다”고 설명했다.

샴페인을 마실 땐 꼭 와인잔을 사용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종이컵, 플라스틱컵을 사용하면 샴페인이 머금고 있는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안 소믈리에는 “샴페인의 기포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폭이 좁고, 길이가 긴 플루트잔을 사용하는 게 좋다”며 “샴페인의 향을 끌어올리고 싶을 땐 일반적으로 화이트 와인을 마시는 잔에 샴페인을 따라 마시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

샴페인 세계에 막 입문하려는 초심자에겐 어떤 샴페인을 추천할까. 안 소믈리에는 모엣샹동과 페리에 주에, 뵈브 클리코를 꼽았다.그는 “세 가지 샴페인 모두 ‘네고시앙 마니퓔랑(여러 포도 농장으로부터 포도를 사들여 만든 샴페인)’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고, 품질이 균일해 입문자가 즐기기에 알맞다”고 말했다.

안 소믈리에는 끝으로 샴페인을 ‘스토리텔링을 담은 술’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샴페인이라는 이미지 속에는 ‘고급’ ‘축하’ ‘기념’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다”며 “누군가의 생일과 승진 등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기념할 땐 샴페인으로 분위기를 살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