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빠진 중동에 공들이는 중국

일대일로 사업비 28% 집중
직접 투자 1년새 361% 급증
미국이 발을 빼고 있는 중동 지역에 중국이 돈을 쏟아붇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전체 투자 규모를 줄이면서도 중동 지역에는 공을 들이고 있다.

3일 상하이 푸단대 녹색금융센터가 발간한 ‘2021 중국 일대일로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이라크와 총 105억달러(약 12조6600억원) 규모의 신규 건설 계약을 맺었다. 두 나라가 새로 체결한 계약에는 50억달러 규모의 알카이라트 중유발전소를 포함해 나시리야국제공항 재건, 이란 국경 근처의 만수리야 가스전 개발 등이 있다. 작년 12월엔 중국발전건설이 학교 1000개를 지어주고 그 대가로 원유를 받는 계약도 체결했다.작년 일대일로 사업 규모는 총 595억달러로 전년의 605억달러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그런데 형태별로 보면 직접 투자가 같은 기간 234억달러에서 139억달러로 줄어든 대신 건설 계약이 370억달러에서 456억달러로 크게 늘었다. 중국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일대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특히 일대일로 사업의 28.5%(금액 기준)를 중동 지역에 집중했다. 전체 직접 투자액은 줄었지만 중동 지역에 대한 직접 투자는 전년 대비 361% 급증했다. 건설 계약도 116% 늘었다. 이에 따라 일대일로 사업에서 중동의 지역별 순위는 2020년 동남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에 이어 4위였지만 작년에는 1위로 올라섰다.

미국이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는 등 중동 지역에 대한 자원 투입을 줄이는 가운데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과 경제성장 자금이 필요한 중동 국가 간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양측의 결속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라크는 중국의 세 번째 원유 수입국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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