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이문3구역 '아이파크 계약 해지' 목소리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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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444명, 총회 개최 요구서울 강북권 ‘재개발 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동대문구 이문3구역(조감도)에서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시공 계약을 해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정비사업 현장 곳곳에서 HDC현산 퇴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피해 발생 땐 100% 보상·배상"
HDC현산, 긴급 진화 나서
3일 재개발업계에 따르면 이문3구역 조합원 444명은 최근 조합에 내용증명을 보내 “HDC현산과 계약 해지를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해달라”고 요구했다. 화정 아이파크 참사 후 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아파트 가치 하락 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조합 측은 사업 지연과 각종 비용 등을 이유로 즉각적인 시공사 교체보다 향후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시공사 교체 요구가 거세지자 HDC현산에 공문을 보냈다. 조합은 “이번 붕괴 사고의 원인과 행정처분 결과가 나오는 즉시 조합에 통보하고 이문3구역 이미지 손상과 미래 가치 회복 등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추후 이사회나 대의원회, 총회에 최고책임자가 직접 참석해 발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해당 요구사항이 이행되지 않거나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게 될 경우 계약을 전면 재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HDC현산 측은 유병규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보내는 등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HDC현산은 공문에서 “부실 시공이 적발되면 즉시 공정을 중단하고 이에 대한 피해 발생 시 100% 보상 및 배상하겠다”며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한 단지 네이밍은 조합과 조합원 결정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동대문구 이문동 149의 8 일대를 재개발하는 이문3구역은 3-1구역과 3-2구역을 합쳐 총 4321가구가 지어질 예정으로 이문휘경뉴타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앞서 2015년 HDC현산과 GS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지난해 10월 착공해 이르면 올해 상반기 일반분양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HDC현산은 최근 정비사업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달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둔 노원구 ‘월계 동신’ 조합원에게 “HDC현산은 광운대역세권개발을 중단 없이 추진 중”이라는 안내문을 보냈다. 이 단지는 HDC현산이 광운대역세권 사업지 인근 ‘아이파크 타운’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로 수주에 공을 들이는 곳 중 하나다. 경기 안양 ‘관양 현대’ 입찰에도 참여해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영업정지 전까지 수주전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서울시는 지난해 6월 발생한 광주 학동 참사와 관련해 HDC현산에 8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사전 통지하고 의견 제출을 요구했다. 여기에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1년이 더해지면 최장 1년8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기간 동안 신규 수주 등 영업 활동은 금지되지만, 이미 계약이 이뤄졌거나 착공한 현장의 공사는 계속 진행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