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정시 탈락자 급증…재수생 쏟아지나

불합격자 15.6만명…41% 증가
서울 주요대학 정시 비율 늘리자
수시 포기 수험생 대거 몰린 탓

'인서울' 대학 선호도 더 높아져
'SKY' 인문계 탈락 96.5% 급증
"지방대 외면…재수 선택 늘 듯"
사진=뉴스1
2022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수도권 대학들의 정시 탈락자가 작년보다 40%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주요 대학들이 올해 정시 비율을 늘린다는 소식에 수험생들이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로 대거 몰린 영향이다. ‘인서울’ 대학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재수생이 크게 늘어나는 등 사회적 비용이 커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불합격자 4만5000명 증가

3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각 대학은 오는 8일까지 정시 합격자 발표를 마무리하고 9일부터 11일까지 등록 절차를 진행한다. 수험생들은 일반적으로 정시 합격자 등록이 끝난 뒤 재수 여부를 결정한다. 올해는 정시 탈락자가 급증해 재수생도 함께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2학년도 대입 정시에서 수도권 대학 40개교 모집인원은 총 3만635명으로, 18만7498명이 지원해 15만6863명의 탈락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모집인원은 518명 늘었는데 지원자는 2만3974명이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탈락자는 전년도(11만1230명)보다 4만5633명(41.0%) 급증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5년 내 가장 많은 수치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이른바 ‘SKY’ 인문계열 탈락자는 작년보다 96.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서울 주요 대학들이 정시 비율을 높일 것이라고 발표하자 수시보다는 정시 지원자가 크게 늘었다”며 “서울·수도권 대학에서 탈락한 뒤 지방대학 추가모집에 지원하지 않고 재수를 선택하는 수험생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시대란’ 이어질 듯

교육계에선 서울·수도권 대학의 ‘정시대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험생들의 ‘인서울’ 선호도가 갈수록 강해지는 데다 서울 주요 대학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 전형 비율을 확대함에 따라 상위권 학생들이 수시를 외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시에 지원해 한 군데라도 합격한 수험생은 등록하지 않더라도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앞서 교육부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서울 주요 16대 대학에 정시 수능 위주 선발 비율을 40% 이상으로 높이도록 했다. 내년도 대입에서 서울에 있는 대학의 정시 비율은 39.2%로 올해 대비 1.3%포인트 더 늘어난다. 반면 부산은 올해 16.2%에서 내년 13.6%로, 대구는 27.6%에서 23.0%로, 전남은 11.7%에서 6.1%로 정시 모집 비율을 줄인다. 상대적으로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학들은 수시모집 비율을 높여 수험생들을 우선 확보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여기에 여야 대선 후보들까지 한목소리로 ‘정시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년 3대 공공정책’의 일환으로 정시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경선 때부터 정시 확대와 입시 비리 척결을 강조해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수시를 전면 폐지하고 수능과 내신으로 평가하는 정시전형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입시 정책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