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병원 가라더니 서울 9곳뿐…선별진료소선 '무한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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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전환 첫날부터 '대혼란'“근처에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는 동네 병원이 없어요. 제일 가까운 병원도 대중교통으로 30분 넘게 걸려서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찾았습니다.”
검사 시작한 동네병원은 '텅텅'
지침 못받아 환자 돌려보내기도
신속항원·PCR '두줄 검사' 혼잡
"추위에 떨며 1시간 넘게 기다려"
서울 암사동에 거주하는 황모씨(36)는 열이 38도를 넘어 3일 집 근처 암사선사유적지 주차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그는 100명이 넘는 대기 인원 속에서 1시간 넘게 기다려 가까스로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자리에 앉아 10분 만에 ‘음성’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추가로 받기를 원했던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끝내 하지 못했다. 신속항원검사 결과 음성이 나온 사람은 코로나19 유사 증상이 있어도 의사 소견서가 없으면 PCR 검사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창궐로 검사 수요가 폭발한 선별검사소의 부담을 덜기 위해 이날부터 동네 병·의원에서도 코로나19 검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여전히 선별진료소는 감염 의심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동네 병원이 서울 9곳, 부산 7곳 등으로 현저히 적었기 때문이다. 오후 2시가 지나서야 서울 지정병원은 19곳으로 늘어났다.
선별진료소에서는 관계자들이 신속항원검사와 PCR 검사 대상자를 구분하느라 애를 먹었다. 60세 이상 고령자, 의사 소견상 코로나19 유증상자 등 고위험군을 제외하고는 신속항원검사부터 받도록 방침이 바뀌었다. 선별진료소에도 두 검사 장소가 따로 마련됐지만 검사 희망자들이 어디에 줄을 서야 할지 몰라 혼선이 커진 것이다.이날 오전 10시께 찾은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임시 선별진료소에는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70여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검사를 기다리던 70대 A씨는 “특별한 증상은 없었지만 해외여행에서 막 돌아와 간단한 신속항원검사를 받길 원했다”며 “그런데도 60대 이상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해 1시간 이상을 줄 서는 데 허비했다”고 푸념했다. 서울 독립문 선별진료소는 오후 1시 반까지도 신속항원검사가 준비되지 않아 시민들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반면 코로나19 검사를 시작한 동네 병·의원은 텅 비어 있었다. 점심시간 직전 찾은 종로구의 한 이비인후과에는 외래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 5명만 앉아 있었다.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검사는 대기 없이 바로 받을 수 있다”며 “오전에도 검사받으러 온 환자가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예린/장강호/이광식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