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한 번 실수는 곧 실패…쉽기에 완벽을 요구하는 옌칭 트랙

특별히 까다로운 구간 없어…초반 속도 못 내면 만회 불가능에 가까워
'옌칭 트랙'은 쉽다.그래서 완벽해야만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썰매 3종목 경기는 중국 베이징의 북서쪽 끝에 있는 행정구역인 옌칭의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진행된다.

옌칭 트랙은 길이 1천975m로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공인 트랙 중 최장이다.실제 경기가 치러지는 코스는 이보다 짧고, 종목별로 코스 길이에 차이가 있다.

그래도 어떤 종목이든 공인 트랙 중 옌칭 트랙의 코스가 가장 길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썰매 선수들과 썰매 3종목을 두루 경험해 본 조인호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총감독의 말을 종합해보면, 순위가 갈릴 포인트로 지목되는 곳은 크게 3곳이다.
먼저 스타트 직후 마주하게 되는 1∼3번 커브다.

옌칭 트랙은 길지만, 난도가 특별히 높은 커브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한 마디로 '쉬운 트랙'이라는 얘기다.그래서 초반에 확실하게 가속하는 게 중요하다.

초반에 최대한 뽑아낸 스피드를, 쉬운 트랙 위에서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조 감독은 "1∼3번 커브에서 실수한다면, 그 뒤에는 이를 만회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11번 커브, 360도 크라이슬(대회전) 구간이다.

대회전 구간 자체는 공략하기가 어렵지 않다고 한다.

다만, 이 구간에 진입할 때 살짝 오르막을 타게 되는데, 이때 얼마나 감속이 덜 되느냐가 중요하다.

초반에 끌어올린 스피드를 잃지 않고 대회전 구간에 진입한 뒤, 여기서 웨이브(흔들림) 없이 최대한 직선의 궤적을 유지하며 360도 회전을 해내야 메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지점은 결승선 직전에 있는 13번 커브다.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소화해야 하기에 침착함이 요구되는 구간이다.

루지 남자 싱글 임남규(경기도루지연맹)와 여자 싱글 아일린 프리쉐(경기도청)는 연습 주행을 하다가 이 13번 커브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임남규는 "12번까지는 잘하다가 13번에서 좀 어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프리쉐는 12∼13번 커브 구간에서 가벼운 부상을 입어 왼손에 붕대를 감았다.

코스가 쉽다고 메달 경쟁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조 감독은 "옌칭 트랙은 쉽기 때문에, 더 완벽한 주행이 요구되는 곳"이라고 말했다.이번 올림픽에서는 5∼6일 치러지는 루지 남자 싱글을 시작으로 루지, 스켈레톤, 봅슬레이 순으로 경기가 치러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