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서프라이즈 구글, 어닝쇼크 메타...뒤에는 애플이 있었다

빅테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메타와 구글의 실적이 크게 엇갈렸다. 애플과 양사의 관계가 이들의 행보를 달리하게 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먼저 메타는 3일(현지시간) 사상 최대의 주가 하락(-26.39%)을 겪으며 18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거래된 반면 전일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어닝 서프라이즈로 주가가 8% 가까이 급등하며 주요지수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날 CNBC는 구글과 메타가 주가흐름이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 시점이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정책 변화의 영향이 드러나기 시작할 때와 맞물린다고 분석했다.

메타와 구글의 주가흐름이 지난 5년간 비슷하게 나타나다가 2021년 후반,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변화의 영향이 드러나기 시작할 때 행보를 달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매체 파이낸셜타임스도 "빅테크 실적발표 이후 일부 분석가들은 애플의 개인정보보호정책 변경이 페이스북에는 타격을 준 반면 구글에는 간접적으로 이익을 주고 있다고 분석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애플이 사용자 개인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변경하자 애플의 광고플랫폼에 의존하던 페이스북의 매출은 휘청거렸다. 올해 소셜미디어 광고 매출만 100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반면 자체 OS를 갖추고 있는 구글은 개인별 타겟팅 광고를 제시하는 자체 검색엔진을 보유하고 있다. 이로인해 애플의 정책 변경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같은 애플의 정책 변화에도 구글이 타격을 받지 않은 것은 애플과 다져놓은 우호적인 관계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구글은 자체 검색엔진을 애플 사파리 브라우저의 기본 검색엔진으로 구동시키기 위해 애플에 매년 150억달러를 지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실적발표에 따르면 메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36억7000만달러 시장 예상치(334억달러)를 웃돌았지만 주당 순이익은 3.67달러로 시장 예상치(3.84달러)를 하회했다. 반면 알파벳은 전년동기 대비 32.4% 늘어난 753억2500만달러, 순이익이 35.6% 증가한 206억4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이다.


이연정기자 rajjy55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