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연수는 옛말, 온보딩에 공들이는 기업들

[MZ세대 채용트렌드:진학사 캐치 김정현 소장]
최근 여러 기업 인사담당자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도 힘들지만, 입사한 직원이 금방 퇴사하게 되는 것이 더 큰 일”이라고 호소했다.

이에반해 MZ세대들은 퇴사를 '커리어 확장'의 기회를 여기고 있다. 즉 ‘직무 중심 수시 채용 확대 → 경력직·중고 신입 채용 증가 → 이직 (커리어기회 확대)'이 반복되고 있다. 기업이 채용 방식을 바꾸자 지원자들은 직장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취업포털 캐치가 지난해 20대 취업준비생 3121명에게 ‘이직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응답자의 69%는 ‘할 수 있으면 하고 싶다’고 답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직을 선호하는 취준생이 많다는 것이다.

더구나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로, 재택근무와 비대면 업무 진행이 일상이 되면서, 동료와 소통이 줄고 회사에 대한 소속감이 떨어지는 점이, 직원이탈을 더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요즘 기업들은 입사한 직원을 붙잡기 위한 방안 '온보딩'에 더 힘을 쏟고 있다.
그 방법 중 하나로 많은 기업에서 신규 입사자가 조직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인 온보딩 프로그램이다. 온보딩 프로그램은 업무뿐만 아니라 기업의 문화와 가치를 알리는 시간이기 기업별로 다양하게 운영된다.특히, 최근에는 단순 교육형태로만 진행되지 않고, 파티를 열거나 메타버스로 오피스 투어를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면 연수원에 입소해, 단체 교육과 주입식(?)으로 기업에 대해 강의를 듣던 시대는 과거로 사라진 것이다.
(*온보딩(Onboarding): 영어로 ‘배에 탄다’는 뜻으로 신규 직원이 조직에 수월히 적응할 수 있도록 업무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 등을 안내·교육하는 과정을 뜻한다)
◆입사 첫날 축하파티를 열어주는 '하이브'
방탄소년단(BTS)으로 세계를 뒤흔든 하이브는 신규입사자가 오는 첫날은 부서별로 신입사원을 환영하는 깜짝 파티를 준비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동료를 따뜻하게 환영하고 이를 사내에 공유하여 알린다. 또한 6개월 간의 ‘Win Together Program’을 통해 하이브의 인재상과 조직문화 등을 배우게 된다. 미션을 수행하고 동료로부터 피드백을 받으며 기업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이외에도 월 1회 다양한 직원을 만날 수 있는 랜덤 런치, 성과를 축하하는 치어스데이, 공식적인 노는날 컬처데이, 대표와 대화를 나누는 히트맨과 수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원의 원활한 적응을 돕고 있다.

◆온보딩 담장자가 따로 존재하는 ‘토스’
2021년 뱅킹 앱 사용자 수 1위를 기록한 토스에는 ‘컬쳐 에반젤리스트’라는 특별한 직무가 존재한다. 컬처 에반젤리스트는 기업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직무로 신규 입사자를 위한 온보딩도 여기서 담당한다.
토스의 온보딩 프로그램은 토스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다. 대략 3개월 동안 업무, 기업의 목표, 전략, 문화 등에 대해서 교육하고 차후에 모르는 게 있다면 메신저를 통해 담당자가 바로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대표와의 티타임, 동료와의 매칭 시스템을 통해 토스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게 돕는다. ◆온보딩도 메타버스 시대 ‘네이버’
네이버에서는 코로나 이후 특별한 방법으로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네이버는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를 통해 모든 과정을 진행했다. 네이버 본사를 그대로 재현한 제페도 맵에서 사옥을 둘러보고 동기들끼리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이번 온보딩은 신입 사원들의 주 연령대인 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아바타 스키캠프를 통해 경기를 치르기도 하고 부캐 MBTI를 만들기도 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신입사원들의 호응도 높았다. 비대면이었지만 메타버스를 통해 효율적이게 소통할 수 있었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재미있었다는 반응이었다.

온보딩은 단순 직원 이탈 방지보다 더 큰 의미를 갖을 것으로 보인다.
요즘 세대들은 스스로 기업 온보딩을 SNS에 인증하거나, ‘임플로이언서’라고 불리는 직원 인플루언서가 되어 브이로그를 남기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리고 그런 콘텐츠는 기업 내부 직원은 물론, 해당 기업에 관심이 있는 구직자들까지 관심을 갖고 소비중이다. 직원을 채용하거나 이탈을 막기 위해 여러 방안으로 노력하는 기업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