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또 포기합니다"…집값 떨어져도 못 사는 이유
입력
수정
주택담보대출 금리 6% 임박#. 최근 집값이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에 30대 김대명(가명)씨는 그간 미뤄뒀던 '내 집 마련'에 다시 나서려고 했다. 하지만 대출 금리를 찾아보고는 다시 낙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1월만 하더라도 보험사 주담대는 3%대여서 이정도면 부담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2월 들어 4.5%대로 올랐다"며 "대출금리는 더 오를 것 같아서 4%대라도 빨리 대출을 받아야 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보험사 대출도 3%대 후반으로 올라
기준금리도 더 오를까…금통위원 6명 중 3명 추가인상 시사
"돈 빌려 집 사기에 유리한 환경 아냐"
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알아보는 소비자들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추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까지 시사하면서 당분간 대출 금리는 더 오를 전망이다.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미 연 6%대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 24일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89~5.65%로 집계뙜다.
이달부터 보험사의 금리도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교보생명에서 주담대 대출을 알아본 직장인 이재형(가명)씨는 "교보생명에서 30년 고정으로 3.8% 금리로 대출이 실행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삼성화재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3.6%였지만, 최근엔 3.87%로 더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달 삼성생명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33~5.33%였고, 5년 고정금리 주담대도 흥국생명(4.09~4.36%) 신한라이프(3.8~5.0%) 수준이었다. 문제는 앞으로 대출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1월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전날 공개된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선 금통위원 6명 중 3명이 추가 인상을 언급했다. 한 금통위원은 "소비자물가가 올해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상당폭 상회하는 2% 후반대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가계대출도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을 추진해도 견실한 국내외에서 수요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경제회복세에 큰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른 금통위원들도 "추가 금리인상은 과도한 레버리지의 조정을 통해 외부충격에 대한 우리 경제의 복원력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 그리고 "통화정책을 완화정도를 선제적으로 더 축소하는 것이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정책 목적에 부합하는 결정"이라며 추가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시장에서도 대출금리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은행들의 주담대 신규 금리는 3.63%로, 2020년 말과 비교하면 1.04%포인트나 올랐다.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2.21%로 2019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시장금리 상승세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며 "지금은 주택구입자들이 신규로 돈을 빌려 집을 사기에 유리한 환경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