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논술길잡이] 연세대 모든계열 영어지문·수리논술이 변별력 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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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S16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이번에는 지난 호에 이어 연세대학교 2021학년도 기출문제의 문제 2번 세트를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시간 1번 세트에서는 <다>의 영어제시문을 포함하여 분석과 평가 위주의 유형을 풀었습니다. 2번 세트는 연세대학교의 특징적 문항 중 하나인 자료해석과 수리문제를 포함합니다. 연세대학교는 논술고사에서 다면적 사고를 평가하려 하는데, 2019학년도부터 출제되는 ‘신유형’은 다면적 비교의 비교적 정형화되었던 물음을 탈피하여 영어를 포함한 문해력과 비판적 사고능력, 수리논리적 사고 측정에 무게를 실어가는 중입니다. 특히 2022학년도(작년)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수리문제의 변별력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초심자들에게 제일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연세대학교 경영경제계열이 아닌데 수리논술을 풀어야 하나요?”였습니다. 연세대학교는 인문논술을 인문계열과 사회계열로 출제하나, 문항의 출제유형은 모든 계열에서 동일합니다. 저처럼 철학과를 가고 싶은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수리논술을 풀어야 하며, 경영학과를 지원하는 학생도 영어 제시문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연세대학교 인문논술을 준비하려고 한다면 수능최저자격이 없더라도 영어와 수학 공부 또한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오늘도 마찬가지로 답안과 해제는 다음 시간에 공개합니다. 문제 풀이 과정에서 질문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아래 이메일로 문의하도록 하세요. (imsammail@gmail.com)
[문제2-1]
<제시문 라>의 연구는 국민 1인당 소득이 상위 25%인 국가들만 대상으로 수행되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민 1인당 소득이 하위 25%인 국가들의 소득 불평등과 비만율을 추가로 조사했다고 가정하자. 아래 그래프는 전체 조사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실선은 소득 불평등도와 비만율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추세선이다.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는 결과들을 바탕으로 <제시문 라>의 주장을 여러 이유를 들어 비판하시오. (600자 안팎, 25점)[문제2-2]
아래 설명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글자 수 제약 없음, 25점)
자녀의 유년기 학습시간 x와 성인기 소득 y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관찰된 두 변인의 관계는 다음과 같았다.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부모의 자녀 집단 : y1=mx+n (단, 0≤x≤20 )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부모의 자녀 집단 : y2=a(x-b)²+c (단, 0≤x≤20)
x는 1일 평균 학습시간이고, y1과 y2는 시간당 기대 소득이라고 할 때, 유년기 학습시간에 따라 기대되는 성인기 소득의 변화율 y1′과 y2′를 다음 그래프에 제시하였다.① 두 집단 모두 전혀 공부하지 않았을 때의 시간당 소득이 10(단위: 천원)이라고 할 때, 주어진 함수의 m, n, a, b, c를 구하시오.
② 두 함수를 하나의 좌표평면에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책임소재의 관점에서 <제시문 나>의 주장을 평가하시오.
<나> 성별에 따라 달라지는 전공과 진로의 ‘선택’은 사회적 차별과 무관할 수 없다. 여성뿐만이 아니라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등 이미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리한 조건을 인식하는 사람들은 그 조건에 맞추어 행동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결과는 차별적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직업시장이 성별에 따라 분리되면 여성에게 이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아지는 현상은 계속된다. 이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여성이 남성과 같은 일을 하면서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상황은 직관적으로도 부당한 차별로 여겨진다. 하지만 여성이 애초에 임금이 낮은 직종에 진출하는 상황은 다르다. 어떤 면에서 여성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노동시장으로 자발적으로 진입한 셈이 되었으니, 여성이 스스로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구조적 차별은 이렇게 차별을 차별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미 차별이 사회적으로 만연하고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어서 충분히 예측 가능할 때, 누군가 의도하지 않아도 각자의 역할을 함으로써 차별이 이루어지는 상황이 생긴다. 차별로 인해 이익을 얻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불이익을 얻는 사람 역시 질서정연하게 행동함으로써 스스로 불평등한 구조의 일부가 되어 간다.
<라> 사람들은 흔히 비만이 유전적으로 결정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많은 나라에서 비만이 갑자기 증가했다는 사실은 유전적인 요소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급격히 확산된 비만의 원인을 삶의 방식의 변화나 식료품 가격 하락, 열량 높은 음식 보급, 패스트푸드 식당 확산, 요리 시간 단축 등에서 찾는다. 때로는 부족한 육체적 활동, 학교 체육 수업 감소 등을 비만율 증가의 원인으로 주목한다. 만약 우리가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식료품과 자동차 구매에 유리한 부유한 계층에서 과체중인 사람이 더 많고, 부유한 나라일수록 비만 인구 비율이 높으리라 예측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 국제연구기관은 심혈관 질환 및 비만을 포함한 위험요소의 경향을 관찰하기 위하여 50개 국가를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하였다. 이 연구는 비만율이 여러 사회적 지표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주요한 결과로 소득 불평등이 심한 국가들에서 높은 정도의 비만율이 나타났다. 그러나 개별 국가의 국민 1인당 소득 수준과 비만율은 상관관계가 없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경우 국민 1인당 소득 수준은 높았지만, 불평등도가 높게 나타났고 이는 높은 비만율로 이어졌다. 반면 덴마크와 같은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 국민 1인당 소득 수준은 높았지만, 소득 불평등도는 낮았으며 이는 낮은 비만율로 이어졌다. 이 연구에 따르면 부유한 사회라고 해서 비만율이 항상 높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비만율은 소득 불평등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