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100% 공공개발 추진"…2010년엔 "민영개발 우선"

이재명, TV 토론서 '공공개발 의지' 강조
성남시장 출마 당시 공약은 李 설명 반대

野 "대장동, 이재명이 민영개발 공약 걸어"
與 "윤석열, 김만배 의혹에 웃기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 "(대장동 개발 사업에 따른) 막대한 특혜 이익을 전부 환수해서 성남시민에게 돌려줘야한다는 부분을 어찌 생각하십니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제가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이 인허가권으로 얻은 불로소득이 시민들 것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장동도 공공개발사업으로 100% 하려 했는데 국민의힘이 극렬하게 막아서 결국 포기한 사업입니다."이 후보는 지난 3일 방송 3사 합동 초청으로 열린 차기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을 100% 공공개발로 추진하려 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자신은 공공개발을 통해 더 많은 이익을 시민에게 환수하려 했지만 국민의힘의 반대로 인해 그러지 못했다는 것.

하지만 이 후보가 처음으로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0년에 제시한 공약은 이러한 주장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당시 이 후보는 성남시장에 출마하면서 민영개발 우선의 형태로 대장동을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대장동 민영개발' 공약을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게재하기도 했다. 2010년 5월에 작성된 이 후보의 블로그 글에는 '대장동을 비롯한 성남의 모든 도시개발을 민영개발 우선과 성남시 주도-대장동 도시개발 민간참여 기회확대로 명품도시로'라고 적혀 있다.대장동 개발 사업은 이로부터 4년이 지난 2014년 이 후보가 민간의 사업 참여를 받아들여 공공, 민간 공동개발 방식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본격화됐다. 그 결과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장동 개발 사업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등이 3억5000만원을 투자해 시행수익·배당금으로 수천억원을 챙겼다.
사진=2010년 당시 성남시장 후보자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블로그 캡쳐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이 후보가 토론에서 했던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된 답변을 즉각 비판했다. 애초 민영개발을 공약으로 제시한 건 이 후보이며 사업이 추진될 당시 시의회의 다수당은 민주당이었다는 것.

선대본 공보단은 이 후보가 '국민의힘 반대로 100% 공공개발을 하지 못했다'고 한 발언을 두고 "2012년 하반기 성남시의회 의장은 무소속 최윤길 의장이었다"며 "최 의장은 2013년 2월 성남도시개발공사 조례를 통과시키고 퇴임 후 화천대유로 직행했고, 올해 1월18일 구속됐다"고 반박했다.이어 "당초 민영개발 공약을 걸었던 것은 이재명 후보 본인"이라며 "이 후보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한 시점인 2015년 시의회 다수당은 민주당"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송곳 질문에 답변하는 대신 국정감사에서 검증됐단 발언만 앵무새처럼 반복했다"며 "이번에도 교묘한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 토론 전략이 아니었다 한다"고 말했다.

차승훈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도 논평에서 "2010년 성남시장에 출마한 이 후보는 '대장동을 비롯한 성남의 모든 도시개발을 민영개발 우선과 성남시 주도'라는 공약을 낸 바 있다"며 "이 후보 특유의 말장난과 말 바꾸기 거짓말도 국민께 통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사진=뉴스1
반면 민주당은 김만배가 녹취록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언급한 점을 들며 공세를 펼쳤다. 김만배는 2020년 10월 26일 '정영학 녹취록'에서 "윤석열이는 형(김만배)이 가지고 있는 카드면 죽어. 지금은 아니지만. 근데 형은 그 계통에 안 나서려고 그래. 무슨 말인지 알지?”라고 말한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총괄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특별히 어제 토론에서 주목할 점은 윤 후보와 김만배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라며 "이 후보가 두 차례에 걸쳐 김만배의 발언을 언급했음에도 윤 후보는 이 부분에 대해 웃기만 할 뿐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