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운항 재개…카지노 딜러 취업문이 열리고 있다

글로벌 크루즈선 60% 운항 … 신입 채용도 다시 시작
스피디글로벌코리아서 교육받은 구직자 잇따라 승선
"크루즈내 음압시설 완비 … 코로나 감염 걱정 마세요"
해외취업을 준비하던 윤부민씨(강원도립대 크루즈승무원과 졸업)는 지난 1월28일 마침내 크루즈선에 승선해 정식 직원이 됐다. 크루주선 입사를 위해 준비한지 2년만이다. 윤씨의 직책은 크루즈내 카지노에서 고객들의 고충·불만을 처리하는 '슬랏어텐던트'. 고객서비스를 하면서 틈틈이 딜러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카지노딜러를 꿈꾸는 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직무다. 김 씨는 "카지노딜러의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스피디글로벌코리아가 내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최영진씨(순천대 무역학과 졸업)는 군 제대후 국방전직교육원에서 개최한 채용설명회를 통해 크루즈선 취업정보를 얻었다. 최 씨 또한 스피디글로벌코리아의 주선으로 크루즈선내 슬롯머신을 수리하는 '슬랏테크니션'직무에 지원해 합격한 상태다. 지난해 온·오프라인 교육을 마친 최씨는 코로나가 완화되는 2월 말 승선하게 된다. 최 씨는 "승선을 앞두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영어공부와 오랜 항해를 위해 건강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취업문이 닫혔지만, 크루즈 승무원의 취업문은 조금씩 열리고 있다. 1년간 멈췄던 글로벌 크루즈 운항이 2020년 12월부터 조금씩 재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크루즈 승무원의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글로벌 크루즈 승무원 채용의 국내 전담 기관 스피디글로벌코리아 최라지 이사는 "현재 각 선사마다 50~70% 승무원들의 복귀가 이뤄지고 있다"며 "지난해 9월부터는 신입 승무원 채용도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전세계 크루즈 회사의 선박 60%가 운항을 순차적으로 재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슬랏머신 수리전문가도 양성
크루즈는 바다위의 떠다니는 호텔로 불린다. 때문에 코로나로 멈췄던 크루즈의 운항 재개로 승무원들의 채용도 덩달아 기대되고 있다. 크루즈 선사 취업은 일명 ‘크루즈 홀리데이’라고도 불린다. 세계 80여 개국 출신의 승무원들과 선상 근무를 통해 글로벌 직무와 어학 역량 강화는 물론 경유지에 따라 세계 문화를 일상처럼 접할 수 있고, 항해를 마치면 평균 두 달간의 휴가가 주어진다는 이유다. 글로벌 크루즈 1위 카니발(Carnival) 코퍼레이션과 2위 로얄 캐리비안(Royal Caribbean) 크루즈의 승무원 지원 공식파트너인 스피디글로벌(Speedy Global Limited)은 전세계 17개국에 지사를 둔 크루즈 전문 취업기업이다. 지난 10년간 이 두 글로벌 크루즈선사에 인력을 공급해 왔다. 특히 스피디글로벌의 한국지사인 스피디글로벌코리아는 지난해 크루즈 카지노의 '슬랏테크니션' 양성기관으로 지정됐다. 슬랏테크니션은 카지노 슬랏머신 수리자다. 최근 상당수 카지노가 컴퓨터 온라인 카지노로 전환되면서 컴퓨터 매뉴얼 조작을 통해 슬랏머신의 오작동을 고치는 직업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러한 과도기에 글로벌 크루즈선사들은 슬롯테크니션 교육생을 선발해 훈련·양성하는 시스템으로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슬랏테크니션이 되려면 과거에는 카지노에서 1년 이상의 직무경력이 있어야 지원이 가능했지만, 이젠 몇 개월간의 온·오프라인 교육과 승선후 테스트를 통해 정식 직원으로 채용될 수 있다. 스피디글로벌코리아가 마련한 슬랏테크니션 과정 핵심은 크루즈 승무원의 태도와 슬랏머신에 대한 이해 그리고 전기·전자 기초 상식이다. 다만 고객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스피디글로벌코리아 슬랏테크니션 과정을 이수한 3명이 지난해 카니발 크루즈에 최종 합격했다. 최 이사는 "슬랏테크니션1 직급 합격자들은 승선후 실무를 익히면서 전문 슬랏테크니션으로 성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마틴 오 스피디글로벌그룹 대표는 "스피디글로벌 코리아는 크루즈 승무원이 지녀야 할 태도를 승무원들에게 명확히 심어주었고, 슬랏머신에 대한 국제표준 직무능력을 교육하기에 적합한 시스템을 갖춘 기관"이라고 평가했다.
◆세계1위 크루즈선 카지노 딜러 95% 배출
글로벌 1위 카니발 크루즈에서 일하는 한국인 카지노 딜러 95%는 스피디글로벌코리아 출신이다. 크루즈 카지노 딜러가 되기 위해서는 실제 카지노 딜링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는데 스피디글로벌코리아는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축적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스피디글로벌코리아는 지난 2018년 강원관광대 카지노 학과 학생들을 크루즈 카지노 딜러로 합격시켰다. 이듬해는 구미대 호텔관광항공조리학부와는 고객서비스, 카지노딜러, 칵테일, 커피·조리 전문인력을, 전자컴퓨터공학부·전기에너지과와는 카지노 슬랏테크니션 양성을 각각 협의했다.

현재 스피디글로벌코리아는 해외취업 관련 △크루즈 승무원 채용 연계 △크루즈 승무원 양성 교육 △호주·영국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활용한 취업 연계 △취업비자를 활용한 장단기 취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호주 등 전세계 글로벌 체인 호텔로 취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크루즈내 카지노 딜러 교육 뿐아니라 양식 셰프 교육, 바리스타 교육 등으로도 영역을 넓혀 더 많은 구직자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최현 스피디글로벌코리아 대표는 "앞으로도 크루즈내 모든 영역에서 일할 수 있는 승무원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해외취업시장에서도 통하는 실무형 인재를 양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즈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는 구직자들에게 그는 "크루즈내에는 의료진을 포함한 최첨단 음압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코로나19 방지를 위한 매뉴얼을 더 잘 지키고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