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日서 전기차 승부…100% 온라인으로만 팔 것"

장재훈 사장, 블룸버그 인터뷰
"만반의 준비…실수 반복 안해"
요코하마에 서비스센터 건설 중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사진)이 13년 만에 일본 시장 재진출을 앞두고 “전기자동차만 100% 온라인으로 판매하겠다”고 4일 밝혔다.

장 사장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철수했을 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차의 일본법인 현대모빌리티재팬은 조만간 도쿄에서 ‘일본 진출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2001년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한 현대차는 판매 부진으로 2009년 승용차 부문에서 철수했다. 이번엔 아이오닉 5, 넥쏘 등 전기차를 앞세워 다시 도전장을 내민다. 일본은 연간 450만여 대의 신차가 팔리는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다. 현대차는 정비 및 애프터마켓 상품을 담당하는 서비스센터를 요코하마시에 건설 중이다. 일본 전역에 들어설 서비스센터 중 첫 번째 시설이다.

장 사장은 일본 판매 목표는 공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다만 “2009년까지 누적 판매량(1만5000대)보다 훨씬 많은 숫자를 목표치로 설정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 사장은 “한국에서 전기차 시장이 크게 성장한 것을 경험했다”며 “일본에서도 같은 일이 빠르게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판매 비중이 1% 미만인 일본에선 지난해 8600여 대의 전기차가 팔렸다. 대부분 테슬라다. 현대차는 소비자의 선택폭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차량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제 막 성장하는 일본 전기차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6~7월께 판매할 아이오닉 5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 예정인 도요타의 전용 전기차 bZ4X와 정면승부를 벌이게 됐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는 도요타 미라이와 대결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차량 구매뿐 아니라 결제, 보험, 등록 등도 온라인으로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장 사장은 “기존 딜러 없이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일본 고객들이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졌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일본 재진출 성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선 도요타, 혼다, 닛산, 마쓰다, 미쓰비시 등 자국 브랜드가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수입차 중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 가장 많은 5만여 대를 팔았다. 점유율은 1.2%에 불과하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