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부터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니 모두 이동해 주십시오." 4일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중국 국가체육장(일명 '냐오차오'<鳥巢·새 둥지>) 남쪽 출입구 앞은 차량과 사람 통행을 통제하는 중국 공안이 30m 간격으로 서 있었다.공안들은 오후 3시가 되자 냐오차오로 통하는 도로의 통제 수위를 강화하면서 행인들에게도 통제 안내를 했다.
제한 구역 출입이 가능한 프레스 카드를 착용한 채 공안에게 다가가 통제 일정을 묻자 "아직 정확한 시간은 통보가 안 됐지만, 아마도 개막식이 시작되는 오후 8시를 2∼3시간 앞두고 거리가 전면 통제될 것"이라고 답했다.
냐오차오 남문을 바라보고 시계방향으로 올림픽 공원을 한 바퀴 돌아봤다.다른 출입구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냐오차오를 중심으로 반경 약 1㎞ 지역이 전부 통제됐다.
냐오차오 출입구와 주거 지역이 붙어 있는 곳에도 어김없이 공안이 배치됐고, 냐오차오 방향으로는 주민의 출입 역시 엄격히 통제됐다.냐오차오 동문 앞 후이위안궈지(圓國際)에 거주하는 천(陳) 모 씨는 "지난달 말부터 개막식 연습이 있을 때마다 통제가 조금씩 심해졌다"면서 "지금은 아파트 앞 공원 일부도 폐쇄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인 궈(郭) 모 씨는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집 앞 쇼핑센터도 영업을 중단했다"면서 "쇼핑센터 뿐 아니라 인근 상가들 전부가 지금은 영업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궈 씨는 통제가 심해 불편하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올림픽 경기장 옆에 살다 보면 이런 상황에 익숙하다"면서 "국가의 큰 행사를 위한 것이니 국민으로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개막식이 끝나면 통제가 조금 풀릴 것"이라고 답했다.
냐오차오를 둘러싸고 늘어선 호텔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올림픽 숙소로 사용되는 5성급 호텔은 물론 냐오차오 동남쪽 중형 호텔들도 문을 굳게 걸어 잠갔다.
냐오차오 앞 베이천우저우(北辰五州) 호텔 관계자는 호텔 객실에서 개막식이 열리는 냐오차오를 볼 수 있느냐고 묻자 "올림픽 기간에는 손님을 받지 않는다"면서 "다른 호텔들도 모두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오후 5시가 되자 냐오차오 주변에 배치된 공안의 수는 더 늘었다.
또 곳곳에 바리케이드가 쳐지고, 사람의 통행이 제한되는 구역도 늘어났다.
내빈들이 이동하는 냐오차오 동문 지하 차도에는 무장 차량이 배치됐고, 무장 경찰도 주변에 배치됐다.
통제 구역을 돌아 나와 냐오차오가 내려다보이는 남쪽 출입구 쪽 육교에 올랐다.
냐오차오 남쪽 순환도로인 베이쓰환(北四環)에 있는 이 육교는 냐오차오를 촬영하려는 사진 마니아들 사이에서 '불꽃 관람 명소'로 불리는 곳이다.
육교 위에는 개막식이 열리기 3시간 전부터 커다란 망원렌즈와 삼각대를 들고 명당을 차지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개막식 불꽃놀이를 촬영하기 위해 왔다는 장(張) 모 씨는 "개막식 입장이 제한되니 바깥에서라도 개막식 모습을 담고 싶어 왔다"면서 "이 자리에서 촬영하면 냐오차오 전경과 불꽃이 올라가는 모습을 한 번에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