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인혁, 외모 비하 악플로 고통…경찰 "타살 혐의점 없어"

故 김인혁 /사진=인스타그램
숨진 프로배구 선수 김인혁(27·삼성화재)의 자택 등을 살펴본 결과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5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관계자는 "김인혁의 자택에서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이 적힌 메모가 발견됐다"며 "외부 침입의 흔적도 없어 현재까지 타살 등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가족의 뜻을 존중해 부검은 실시하지 않고 추가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한 뒤 특이점이 없으면 내사 종결할 방침이다.

앞서 김인혁은 지난 4일 오후 3시경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지인의 연락을 받은 구단 측이 자택에 방문했다가 숨진 김인혁을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혁은 진주 동명고등학교, 경남과학기술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7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한국전력에 입단했다. 이후 2020년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화재로 이적했다. 부상 등을 이유로 2020-21시즌부터 출전 횟수가 줄었고, 지난 시즌에는 15경기에 출전해 6점을 올렸고, 이번 시즌에는 2경기 출전하는 것에 그쳤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부상 치료 등의 이유로 선수단에서 나와 자택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외모 비하성 악플 세례를 받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네티즌으로부터 받은 댓글을 공개했는데 "왜 화장을 하느냐. 많이 부담스럽다", "왜 이러냐", "눈을.. 왜 그랬을까", "화장 좀...(하지 말라)"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에 대해 김인혁은 "오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십 년 넘게 수년간 들었던 오해들. 무시가 답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도 지친다"며 "옆에서 본 것도 아니고 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시면서 수년 동안 절 괴롭혀온 악플들 이제 그만해 달라. 버티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장 한 번도 한 적 없고 남자 안 좋아하고 여자친구도 있었다. 공개만 안 했지 AV 배우도 안 했고 마스카라 안 했다. 눈 화장도 안 했고 스킨로션만 발랐다. 이것도 화장이라면 인정하겠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아무것도 모르면서 경기 때마다 수많은 디엠, 악플 진짜 버티기 힘들다. 더 많은 이야기들도 많았지만 변명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젠 그만해 달라"고 호소했다.

올해 1월엔 홍석천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는 "나의 뒤에서 든든히 응원해주는 석천이 형 힘들 때마다 위로해주는 항상 감사하다"고 인사하기도 했다. 김인혁은 숨지기 하루 전 심규선, 에피톤 프로젝트의 '부디'라는 곡 가사를 게재하며 '힘내자'라는 내용의 틱톡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의 SNS에는 많은 팬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게재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