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충격의 혼성계주 예선 탈락' 쇼트트랙…냉담했던 믹스트존

첫 금메달 도전에서 충격적인 실패를 맛본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은 좀처럼 말이 없었다.

울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한국은 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 첫 경기인 준준결승 1조에서 결승선 3바퀴를 남기고 박장혁(스포츠토토)이 넘어지면서 탈락했다.

혼성계주는 쇼트트랙에서 가장 먼저 메달 주인공이 가려지는 종목이다.

여기서 메달을 따내 기분 좋게 올림픽 도전을 시작하려던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바람은 첫 경기부터 무참히 깨졌다.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지나가는 한국 선수들의 분위기는 침울하다기보다는 냉담해 보였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최민정(성남시청)은 도망치듯 통로를 빠져나갔다.
취재진이 '한 말씀 하시고 가라'고 하자 담담하게 "다음에 하면 안 될까요"라며 돌아섰다.제대로 실력 발휘도 못 해본 마지막 주자 황대헌(강원도청)은 의미를 알기 힘든 옅은 미소와 함께 "(인터뷰는) 다음에 할게요"라고 말하며 믹스트존을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려 했다.

한 기자가 "지금 기분이 어떤가"하고 묻자 황대헌은 다소 불쾌하다는 듯 "그러시면 안 되죠"라고 말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박장혁과 이유빈(연세대)은 황대헌이 지나간 뒤에 믹스트존으로 함께 들어왔다.박장혁은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겼다.

이유빈은 말없이 통로를 빠져나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