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30] 이재명, 인물 경쟁력 부각 승부…文정부 차별화 실용행보

'유능한 경제 대통령' 경제·민생 우위 강조…중도 확장·부동층 견인 사활
박스권 탈출 '비상' 속 김혜경씨 논란·대장동 의혹 대응과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남은 30일간 '인물 경쟁력'을 최대한 부각함으로써 부동층의 지지를 받아내겠다는 계획이다.이 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30%대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측근 그룹 등의 '기득권 내려놓기'와 일련의 정치개혁 드라이브를 통해 반등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설 연휴 기간 배우자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논란이 불거지면서 다시 주춤해진 흐름이 됐다.

이 후보 측은 다만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역시 추가 상승 동력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마지막까지 접전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부동층 견인에 사활을 걸 태세다.양측 모두 진영 결집을 통해 30%대 콘크리트 지지율을 확보했지만, 나머지 20~30% 중도층은 가장 마지막에서야 움직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결정적 한 방'으로 서둘러 승기를 잡으려 하기보다는 투표일까지 차곡차곡 득점을 쌓아 나가겠다는 전략도 이런 판세 진단과 맞물려 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투표일이 임박해서야 결정을 내릴 유권자들이 예전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며 "어느 후보가 우리의 삶을 낫게 만들어줄 수 있는지를 판단해 찍을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후보가 꾸준히 부각하고 있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 이미지에 그간 행정가로서 쌓아 온 추진력과 실행력을 거듭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다.

기후·전염병 위기와 산업 전환기에 대처할 비전을 내세워 대권가도의 최대 장애물인 정권교체론을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첫 TV토론에서 대장동 의혹 등과 관련한 다른 후보들의 공세 속에서도 "미래지향적으로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길이 중요하다"며 정책 토론을 주도하려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이 후보 측 관계자는 "추가 TV토론에서도 준비된 국정 수행 능력이 한 차원 높다는 점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민생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끌어갈 것"이라며 "상대를 무너뜨릴 '한 방'을 찾기보다는 이 후보의 장점을 천천히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2030세대 역시 이념에 좌우되기보다는 실용적인 특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결국 민생 역량을 중심으로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선 후보 중 최초로 227개 시·군·구 맞춤형 공약을 선보인다거나, 60개 넘게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 발표를 이어가는 것도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내놓고 집행할 수 있는 디테일과 능력을 부각하는 전략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여야의 시각차가 뚜렷한 이슈와 관련해 실용적인 태도를 앞세워 중도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관련, 윤 후보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배치 주장 등 강경론과 문재인 정부의 조심스러운 대응에 동시에 거리를 두는 게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강한 어조로 비판을 거듭하며 차별화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네거티브 대응 이슈는 향후 대권행보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민심의 분수령이던 설 연휴 기간 불거진 부인 김씨를 둘러싼 과잉 의전 논란은 법인카드 유용 논란, 의약품 대리처방 논란 등으로 번지고 있다.

경선 때부터 발목을 잡아 온 대장동 의혹도 현재진행형이다.

최근엔 관련 재판이 매주 열리면서 당사자들의 발언이 재소환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의혹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최대한 분명히 밝히되, 악의적 공격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선대위 관계자는 "배우자 논란은 당장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사실관계가 명확해지고 나면 회복될 것이라고 본다"며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선 문제의 핵심에는 국민의힘이 있다는 점이 곽상도 전 의원의 구속과 함께 어느 정도 확인이 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