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30] 요동치는 2030·중도 표심…캐스팅보트의 선택은

전통적 진보 성향 젊은층, 현 정부서 우클릭…'지지 후보 미정' 비율 최고
이재명, 정책으로 세대 침투 전략…윤석열, 2030 세대 확장 구상

'2030 세대'는 3월 9일 치러질 20대 대통령 선거의 결과를 좌우할 캐스팅보트로 꼽힌다.이념 및 지역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선거 이슈에 따라 투표하는 부동층, 이른바 '스윙보터'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40~50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60대 이상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각각 확고한 우위를 굳힌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 윤 후보 모두 이번 대선 기간 내내 2030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맞춤형 공약 등을 쏟아내며 총력전을 폈다.신율 명지대 교수는 6일 "전통적으로 40대가 스윙보터였는데 이번 대선엔 2030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스윙보터는 막판 부는 바람에 확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30세대와 함께 중도층의 표심 향배도 안갯속 대선의 결과를 좌우할 중대 변수로 거론된다.
◇ 요동치는 2030 민심…'의견 유보' 비율도 가장 높아
현 정권 들어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며 2030의 표심은 크게 요동쳤다.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로 세대별 득표율을 복기해보면, 2017년 대선 당시 20대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47.6%)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12.7%)에게 도합 60.3%의 지지를 보냈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의 20대 득표율은 8.2%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30대 역시 문 후보(56.9%)와 심 후보(7.4%)에 총 64.3%를 몰아줬고 홍 후보를 선택한 표심은 8.6%에 그쳤다.그러나 지난해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20대에서 55.3%, 30대에서 56.5%를 각각 득표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각각 34.1%, 38.7%를 얻는 데 그쳤다.

현재 여론조사를 보면 20대는 윤 후보, 30대는 이 후보 쪽으로 조금씩 기운 모양새다.

한국갤럽이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5~27일 전국 1천명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여심위 참조)한 결과에 따르면 18~29세의 이 후보 지지율은 14%, 윤 후보의 지지율은 31%를 각각 기록했다.

30대는 이 후보에게 38%, 윤 후보에게 27%의 지지율을 각각 보냈다.

특기할만한 점은 2030의 높은 '의견 유보' 비율이다.

18~29세는 지지 후보 없음·모름 등 응답이 21%, 30대는 13%로 전체 연령대 평균 7%를 크게 웃돌았다.

7일로 대선을 30일 남겨둔 시점에서도 아직 표밭 경작이 덜 된 '미개척지'가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세대인 셈이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6일 "전통적인 이념적 중도층과는 별개로 사회가 다원화·양극화되면서 2030, 소상공인 등 불안정 계층이 많이 생겼고 이들은 자기 생활의 이익과 관계되는 후보를 뽑을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이들을 위한 정책을 누가 진정성 있게 내놓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명, 정책으로 '이대남' 싸늘한 민심 끌어안기 시도
이 후보로서는 '이대남(20대 남성)'으로 대표되는 젊은 민심이 싸늘하게 돌아선 것이 최대 고민 중 하나다.

그는 젊은 층을 겨냥한 부동산·가상자산·육아 공약을 연일 쏟아내며 정책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현장 유세·간담회도 젊은 층과 주로 소화하면서 스킨십을 최대한 늘리고 있다.

최근 던진 당 쇄신, 정치개혁 의제도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젊은 중도·부동층의 표심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러 세대를 구분해 공략 대상으로 삼는 것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정책분야에서 차곡차곡 축적해온 자산이 세대를 넘나들며 자연스레 스며들 것이란 판단에서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 후보는 40~50대를 중심으로 3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까지 경제 활동 인구를 중심으로 주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실제 먹고 사는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이고 이들 옆에 중도층이 많다 보니 점점 '유능한 경제 대통령'으로 각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윤석열, 2030 기반 '세대포위론'으로 승기잡기
국민의힘은 올해 초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을 봉합한 뒤로 선거전략의 중심을 2030으로 옮겼다.

2030 세대의 전폭적 지지를 확보, 부모 세대인 6070의 지지세를 끌어낸다는 이른바 '세대포위론'이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 '이대남'을 위주로 한 정책이 여성계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지만, 2030 남성 지지를 얻는 확실한 효과를 봤다는 게 국민의힘 판단이다.

윤 후보가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 속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등 강력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한 외교·안보 공약을 제시한 것도 안보에 민감한 중도층을 염두에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특정 연령·성별에 치우친 현재 전략으로는 당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도층과 2030 여성을 잡을 수 없다는 당내 의견도 만만치 않다.50%대를 넘나드는 정권교체 여론에 못 미치는 지지율 한계를 극복하고 자력으로 정권교체를 이루려면 외연 확장은 피할 수 없는 과제로 지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