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에게 "자산관리 알아서 해달라"고 했다간…[하박사의 쉬운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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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머리를 깎으러 갈 때나, 식당에 갈 때 '어떻게 해드릴까요?' 라는 질문에 '알아서 해주세요'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헤어 디자이너나 식당 사장님의 경험과 안목을 믿고 굳이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나에게 맞게 알아서 잘 해주겠거니 생각하거나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게 귀찮은 경우에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알아서 잘 해주세요' 보다는
내 의견 말하고 조언 적극 구해야
주기적 자산 점검·리밸런싱도 필요
'알아서 잘 해주세요'의 결과가 때로는 생각보다 꽤 괜찮은 결과가 나오기도 하지만, 더러는 예상 밖으로 안 좋은 결과가 나와서 눈살을 찌푸릴 때도 있습니다.일반적으로 PB팀장이나 자산관리상담사가 담당해 관리하는 고객은 200명 안팎입니다. 이 중 50여명은 정기예금 등 원금보장 상품을 선호하고 위험을 극단적으로 회피하는 고객이 차지합니다. 또 50여명은 투자상품을 선호해 투자상품 비중이 50% 이상되는 고객으로 시장의 변동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본인의 투자수익률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머지 100여명은 투자상품을 10~50% 내에서 투자하는 고객입니다.
자산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보면, 원금보장 선호 고객은 만기일 관리와 상품 신규 시 0.1%라도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관리에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반면 투자상품이 금융자산 중 10% 이상 되는 고객이면 비중이 크지 않아도 경제시장의 변동성에 주의를 기울이고 투자상품의 수익률 추이, 해지 시점 등 상품관리에 대해 부담을 가지고 좀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고객을 처음 만나서 투자상담을 할 때에 여러 유형의 고객들을 만납니다. 자산관리 상담사 입장에서 보면 어떤 고객이 관리에 부담이 되고 더 잘 관리해야 하겠다고 생각이 들까요?'기존에 가입했던 상품 스타일대로 관리해 주세요'라든가 '팀장님이 알아서 잘 해주세요'라고 요청을 받는 경우 자산관리 팀장은 기존의 상품 신규·해지내역을 분석합니다. 그리고 기존의 상품 라인업을 보고 그에 맞춰 상품을 권유하고 관리할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다시 말해 더 나은 수익률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기존의 틀대로 보수적으로 상품관리를 하게 됩니다.
이에 반해 '제가 보기에는 올해 주식시장이 변동성이 크고 경제도 좋지 않을 것 같은데, 조금 더 안정적으로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자기 의견을 피력하고 자산관리 팀장의 의견을 묻는 경우에는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요? 좀 더 투자자의 자산과 수익률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다른 투자자보다 더 집중을 하게 됩니다.
분기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보유자산의 현황과 비중 조정(리밸런싱) 등에 대해 의견을 물어보거나 주기적으로 직접 방문해 상담하는 투자자라면 최우선 관리대상에 포함될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관리대상에 포함되는 게 높은 수익률의 상품관리로 꼭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투자상품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적정 수익이 발생할 경우 먼저 통보 받고 조치를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다른 고객들보다 높아집니다. 일시적으로 특판 상품이 나올 때에도 먼저 연락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투자자산 고객 150여명 중 30여명이 PB팀장과 자산관리상담사의 주요 관리고객이 됩니다.
이러한 주요관심 고객에 들어가려면, 투자자산의 금액크기도 중요하지만 투자자산의 관심과 자기관리 목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자산관리 담당자와의 주기적인 접촉도 중요합니다.
말이 나온 김에, 바람직한 투자자산 관리방법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먼저 자기 자신만의 구체적인 목표와 방향이 있어야 합니다. 현재까지의 투자경험과 향후의 투자 목표에 따라서 해당 금융기관을 거래할 때 필요한 투자자산의 범위와 목표수익률을 정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자산관리 팀장은 고객의 투자를 도와주는 사람이지 결정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을 투자자산 관리의 바탕에 둬야 합니다.그러면 어떻게 나만의 투자상품 자산 비중과 투자수익률 목표를 정하는 게 좋을까요?
금융상품 중 투자상품 비중을 정하는 기초적이고 일반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금융자산중 투자상품의 비중을 '100-본인나이'로 해서 연령이 늘어날 수록 투자상품 비중을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즉 30대에는 70%에 투자상품 비중을(100-30=70), 60대에는 40%에 투자상품 비중을(100-60=40) 두고 투자하다가 70대 이후에는 투자상품 비중을 30% 이내로 줄이거나 0으로 만들고 연금상품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투자상품 경험이 있는 고객은 투자자 자신의 과거 투자경험을 토대로 투자상품 비중과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관리합니다. 투자상품 비중을 10% 안팎에서 투자하다가 투자수익 경험을 쌓아가며 비중을 20, 30%대까지 점차 확대하고, 50% 비중까지 늘립니다. 이렇게 하는 동안 때때로 원금손실이 발생할테고, 그러한 경험이 투자상품의 종류와 비중을 결정하게 합니다.
투자자산 관리방법의 예를 들어봅니다.
1. 올해의 물가상승률은 3%이고 정기예금 1년 이율은 2%가 채 안 되니, 투자상품에서 이보다 나은 4~6% 대의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2. 전체 금융자산 2억원 중 1년 뒤에 아들 대학 입학금과 전세보증금 상환에 대비해서 1억원은 안전한 정기예금에 두고 나머지 1억원은 시장상황을 고려해 5% 내외의 상품 가입을 자산관리상담사와 상담 후 결정한다.
3. 투자상품은 거래 금융기관의 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해 하루에 한 번 정도 확인한다. 그리고 투자상품마다 목표수익률, 위험수익률을 설정해 목표한 수익률이 달성되면 메시지를 받게 설정한다.
4.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이나 분기에 한 번은 자산관리 팀장과 면담을 통해 투자상품의 리밸런싱에 대한 의견을 공유한다.
바람직한 투자상품 관리방법을 짧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먼저 자신만의 자산관리 방향과 목표, 비중, 목표수익률 등을 정합니다. 그런 뒤 경험 있는 자산관리상담사와 자신의 자산관리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결정합니다. 주기적으로 자기자산을 점검합니다. 자기자산을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목표수익률, 위험수익률을 자산관리 앱에서 정하고 정기수익률을 통보 받는다든가 주기적으로 자산관리상담사와 의견을 교환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그리고 분기 또는 반기별로 투자자산을 분석하고 리밸런싱합니다.
앞으로 투자자산 관리는 '알아서 해주세요!' 보다는 '나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하고 본인 의견을 제시하고 상품을 신규하거나 상담을 합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자산현황을 체크하고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자산 관리 방법입니다.<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산본지점 프리미어 WM 팀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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