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대도시도 인구 유출로 고령화 가속…서울은 지연"

보험연구원 "2010년대 중반 이후 젊은층 수도권 집중 심화"
비수도권의 인구 순유출로 지방 대도시조차 고령화가 빨라지고 있지만 서울에서는 인구가 줄어드는데도 고령화가 상대적으로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보험연구원의 '지역별 인구이동이 고령화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인구 유출이 심한 지역일수록 고령화도 더 빠르게 전개되는 경향을 보였다.

2001~2020년에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의 인구 순유입 연(年)수와 노인인구 비율 상승 폭은 서로 반비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부산과 대구는 2001년 노인 비율이 각각 6.23%와 6.07%로 전국 평균(7.19%)보다 낮았지만 2020년에는 각각 18.65%와 16.00%로 전국 평균(15.84%)을 웃돌았다. 부산과 대구는 이 기간 매년 인구 순유출을 겪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태열 선임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비노인계층의 이동이 노인계층보다 활발하므로 인구가 순유입되는 지역에서는 비노인계층의 유입이 상대적으로 많고, 반대의 경우 비노인계층의 유출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추측했다.

부산·대구처럼 이 기간 매년 인구 유출이 일어난 서울에서도 노인 비율이 9.9%p 높아졌다. 그러나 서울은 지방 대도시와 달리 인구 이동으로 고령화가 되레 억제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인구 유입이 지속된 경기, 충남, 제주에서는 인구 이동으로 인해 20년간 10~15회(년) 노인 비율이 하락했다.

인구 유출 지역 중에는 서울에서만 인구 이동으로 노인 비율이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부산, 대구, 경북, 전남, 전북 등 인구 유출 지역에서는 모두 인구 이동으로 노인 비율이 상승했다.

이태열 선임연구위원은 "서울은 인구의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지만 유독 20대(2020년에는 18~29세)에서 지속적인 순유입이 나타나는 특성이 고령화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구 이동이 고령화를 지연시키는 효과는 서울과 경기에서 최근 들어 더 세지고 있으며, 동시에 대구, 울산, 경남, 경북, 전남, 전북은 인구 이동이 고령화를 촉진하는 정도가 강해지고 있다고 이 선임연구위원은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