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원작, OTT서 잘나가네…네이버·카카오 '원천 스토리' 키운다

네이버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
넷플릭스 공개직후 59개국서 1위
티빙선 '백수세끼' '내과 박원장'

카카오 작년 '이태원클라쓰' 이어
올해 '사내맞선'으로 글로벌 공략
하반기엔 디즈니서 '무빙' 공개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과 웹소설이 글로벌 영상 콘텐츠의 인기 이야기 IP(지식재산권)로 떠오르고 있다. 웹툰 원작의 드라마와 영화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다. 네이버와 카카오 간 경쟁이 일명 ‘스토리테크’ 산업까지 확대하는 모습이다.

○네이버웹툰 원작 드라마, 세계 1위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네이버웹툰 기반의 영상 콘텐츠를 계속 내놓고 있다. 네이버웹툰 원작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은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 190여 개국에 지난달 공개됐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평범한 학교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학생들 이야기를 담았다. 같은 제목의 원작 웹툰은 2009년 5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됐다. 연재 당시 새로운 내용이 공개될 때마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만든 이재규 감독이 ‘지금 우리 학교는’의 연출을 맡았다. 드라마 ‘추노’, 영화 ‘7급 공무원’ 등의 천성일 작가는 극본을 썼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넷플릭스 공개 직후 글로벌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글로벌 OTT 인기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후 5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영국, 호주, 러시아,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 벨기에, 브라질, 멕시코, 홍콩, 일본, 터키, 인도 등 59개 국가에서 시청 순위 1위에 올랐다.
앞서 네이버웹툰 ‘백수세끼’도 지난해 12월 드라마로 제작돼 티빙에 공개됐다. ‘백수세끼’는 음식을 통해 2030세대들의 현실을 흥미롭게 담은 작품이다. 네이버웹툰의 영상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N이 제작에 참여했다. 현재 티빙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내과 박원장’도 네이버웹툰이 원작이다. 의술과 상술 사이를 고민하는 박원장의 모습을 담았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 원작의 드라마 ‘안나라수마나라’도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일찍 어른이 된 소녀 윤아이와 어른이지만 아이로 남은 마술사 리을의 만남을 다뤘다. 웹툰 ‘방과 후 전쟁활동’은 티빙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수능을 앞둔 학생들이 가산점을 얻기 위해 징병이 돼 미확인 물체와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이희윤 네이버웹툰 IP 비즈니스팀 리더는 “웹툰 원작의 영상물이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네이버웹툰 IP를 주목하고 있다”며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 네이버웹툰 원작의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웹툰 드라마도 글로벌 흥행

카카오도 자사 웹툰 기반 영상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웹툰이 원작인 ‘경이로운 소문’, ‘이태원클라쓰’ 등이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웹툰 원작 ‘사내 맞선’을 시작으로 영상 콘텐츠 사업을 확대한다. ‘사내 맞선’은 어쩌다 신분을 속이고 회사 대표와 맞선을 보게 된 여자 직원의 이야기를 담았다. 2017년 8월 웹소설로 처음 출시된 ‘사내 맞선’은 이듬해 웹툰으로 만들어지면서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관련 콘텐츠의 누적 조회 수가 3억 건이 넘는다. 일본에서도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사내 맞선’ 프로젝트는 그동안 카카오가 구축해온 IP 밸류체인의 결과물이자 글로벌 시장 진출의 본격적인 시작점이 되는 상징적 작품”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인기 웹툰 ‘무빙’도 드라마로 제작된다. 올해 하반기 OTT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다. 누적 조회 수 2억 회가 넘는 원작을 만든 강풀 작가가 드라마 대본도 직접 집필했다.

카카오의 인기 웹소설과 웹툰도 영상 콘텐츠로 제작될 전망이다. 지난해 ‘안녕 엄마’, ‘미완결’, ‘살어리랏다’, ‘악연’ 등 50여 개 카카오의 이야기 IP가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판권으로 팔렸다. 20%는 해외에서 판권을 사들였다. 1년 전보다 두 배 늘어난 규모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의 이야기 IP는 다른 웹툰·웹소설 유통 플랫폼보다 2차 콘텐츠 제작과 해외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