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훈 풍원정밀 대표 "일본서 전량 수입해오던 OLED용 마스크 국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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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본격 생산 나서“일본에 의존하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공정 핵심부품인 파인메탈마스크(FMM) 국산화에 최초로 성공했습니다.”
매출 816억·영업익 204억 예상
연 3000억 수입대체 효과 기대
이달 말 코스닥시장에 상장 예정인 풍원정밀의 유명훈 대표(사진)는 “FMM 생산이 본격화하는 올해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성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FMM은 고해상도 OLED 제조 과정에서 해상도와 생산효율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 부품이다. 니켈과 철의 합금으로 만들어지는 FMM은 18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의 얇은 은박지와 비슷하다. 스마트폰 생산용 FMM 한 장에 2000만 개의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구멍 하나의 크기는 머리카락 굵기(60㎛)의 3분의 1 이하에 불과하다.
그동안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일본산 FMM에 의존했다. 일본의 소재기업 DNP(다이닛폰프린팅)만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FMM을 양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장당 수백만원 이상의 고가 부품인 FMM에는 유기발광체 잔여물이 점차 쌓인다. 세척 후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변형이 생겨 약 한 달 간격으로 교체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은 연간 최소 3000억원 이상을 일본 DNP의 FMM 구입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일본 수출 규제 이후 일본산 FMM 의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과 오랜 기간 협업하며 각종 메탈마스크 종류를 생산해온 풍원정밀은 현대비앤지스틸과 함께 FMM 국산화에 착수했다. 그해 말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풍원정밀은 이듬해 디스플레이 기업과 양산성 검증을 마쳤다. 작년 9월에는 삼성벤처투자에서 154억원의 투자를 받아 양산 설비를 준비했다. 올해부터 연간 FMM 10만~15만 장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경기 안산 공장에 갖추고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FMM 전량이다.OLED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FMM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기체 상태의 유기발광체를 FMM에 뚫려 있는 작은 구멍들로 통과시킨 뒤 OLED의 밑바탕이 되는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에 증착시킨다. 기판에서 빛을 내는 위치에 정확하게 FMM의 구멍을 일치시킨 뒤 유기발광체를 증착해야 OLED 화면에 불량이 없다.
FMM 양산과 함께 풍원정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작년 매출 412억원, 영업이익 30억원대를 기록한 풍원정밀은 FMM 생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올해 매출 816억원에 영업이익 204억원을 예상한다. 영업이익률은 25.1%다.
한양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유 대표는 대학원생 시절부터 부친의 뒤를 이어 26년째 풍원정밀 대표를 맡고 있다. 유 대표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통해 유치한 자본으로 FMM 생산시설을 두 배 이상 늘리는 한편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