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증설 박차…"2025년 배터리 400GWh 생산체제로"

상장 대박으로 '실탄' 두둑
美 홀랜드 단독공장 생산 5배↑

홀랜드 공장에 2조원 투입하기로
현지 시의회, 투자 세금감면 승인
GM과 합작 3·4공장 발표 이어
폴란드·중국·한국서도 생산 확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해 3·4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미시간주 홀랜드의 기존 공장(사진) 증설에도 나섰다. 홀랜드 공장의 생산능력을 다섯 배로 키워 GM 이외에 유럽 완성차 업체가 미국에 출시할 전기차에 탑재할 배터리도 생산할 계획이다.

2주 새 미국에서만 100GWh 추가 확보

7일 업계, 외신 등에 따르면 홀랜드 시의회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현지 공장 증설 투자에 대한 세금 감면안을 승인했다. 20년간 대부분의 지방세와 주(州)세를 감면해 주는 내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홀랜드시에 제출한 사업 계획에 따르면 LG는 17억달러(약 2조원)를 투자해 배터리 생산능력을 연간 5GWh에서 2025년 25GWh로 다섯 배 늘린다.
2012년 가동을 시작한 홀랜드 공장은 그동안 GM 등 북미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생산능력을 키워 기존 북미 업체 이외에 유럽 업체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홀랜드 시의회의 승인은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 3·4공장 발표에 이어 나온 것이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달 25일 미시간주 랜싱에서 2025년까지 26억달러를 들여 5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 3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일엔 메리 배라 GM 회장이 올 상반기 네 번째 합작공장 위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작 4공장의 생산능력은 30GWh로 예상된다. 합작 3·4공장과 홀랜드 공장을 더하면 최근 2주 만에 미국에서만 100GWh 규모의 증설 계획이 발표된 셈이다.

LG와 GM의 오하이오주 합작 1공장(35GWh)은 올해 양산을 시작한다. 테네시주 합작 2공장(35GWh)은 내년 가동 예정이다. 앞서 발표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40GWh)까지 더하면 북미에서만 20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미국뿐 아니다. 유럽 생산 거점인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70GWh)은 2025년까지 85GWh로 확대하고, 유럽 내 신규 공장에서 15GWh를 추가할 계획이다. 중국 난징 공장(62GWh)과 한국 충북 오창 공장(18GWh)은 2025년까지 각각 110GWh, 22GWh로 늘린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인도네시아 카라왕에 짓고 있는 합작공장(10GWh)까지 감안하면 글로벌 생산능력은 400GWh를 넘게 된다. 이는 한 번 충전하면 500㎞ 이상 달릴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를 500만 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2025년 CATL 추월…세계 1위 목표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260조원 규모로 세계 최대다. 올해 추가 발표된 GM과의 합작 3공장 등을 감안하면 올 들어서만 수주 잔액이 수십조원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능력을 빠르게 끌어올려야 하는 게 급선무다. 최근 기업공개(IPO)로 10조원 이상 투자 재원을 조달한 것도 이 때문이다.LG에너지솔루션은 수주 잔액과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2025년 이후 중국 CATL을 넘어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에너지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이날 발표한 작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CATL이 32.6%로 1위, LG에너지솔루션이 20.3%로 2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테슬라 모델Y, 폭스바겐 ID.4, 포드 머스탱 마하-E 등의 판매 증대에 힘입어 75.5% 성장했지만, 중국 전기차 업체에 올라타 167.5% 급성장한 CATL 추격에는 역부족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중국 내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폐지되면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 재진출해 CATL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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