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추경 증액 수용 시사

"여야 합의 땐 방안 적극 도출"
홍남기 부총리는 여전히 반대
정부가 정치권이 요구하는 2022년도 1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증액에 일부 동의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응을 위해 관련 예산을 더욱 공격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추경 증액 규모를 놓고는 당정은 물론 여야 간 의견이 엇갈려 추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는 7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추경 논의를 시작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합당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국회가 뜻을 모아준다면 정부는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는 데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합의가 있다면 정부도 증액에 동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정부가 큰 틀에서 추경 증액에 동의할 수 있다는 쪽으로 돌아섰지만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35조~50조원 규모의 추경에는 여전히 난색을 보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안의 두 배, 세 배 규모 추경에는 동의가 어렵다”며 대규모 추경 증액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추경을 증액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이 쏟아지자 “정부가 제출한 추경의 2~3배 규모는 아무리 (여야) 협의가 되더라도 재정당국으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14조원 추경 규모를 결정할 때는 소상공인의 지원 소요를 산정했고, 두 번째로는 재정 여건, 세 번째로는 최근 물가와 국고채 시장이 흔들리는 걸 감안했다”며 “국회 심의에서 14조원보다 일부 조정될 수는 있겠지만 기존의 두세 배가 된다면 부작용과 파급 효과가 커서 어렵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기초생활보장대상자와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에게 현금성 직접 지원을 투입하기 위해 35조원 규모의 추경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야당은 320만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1000만원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50조원 규모로 증액할 것을 요구했다. 재원 조달 방법으로는 세출 구조조정을 제시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