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사건은 쌓여가는데…인천경찰 수사부서 인력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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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수요 분석 토대로 업무별 적정인원 배치해야" "인사철을 맞아 전화를 돌려봐도 수사부서로 오려는 직원을 쉽게 찾을 수가 없습니다. "
인천의 일선 경찰서 소속 A 경정은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수사부서의 업무량은 급증하고 있는데 인력 충원은 거의 없다"며 "못 버티고 떠나려는 직원은 많아도 데려올 인력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경찰 내 수사부서 기피 현상은 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을 기점으로 더욱 짙어지고 있다.
경찰 수사권 강화와 함께 업무량이 크게 늘었지만,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 수사관들은 수사권 조정 이후 전체적인 사건 처리 절차가 까다로워진 데다가 부수적인 업무가 많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수사관이 사건을 자체 종결하려면 이에 관한 결정서 작성을 검사 대신 직접 맡아야 한다.
아울러 불송치 사건 자료를 직접 보관하는 동시에 검찰에 제출할 사본을 일일이 복사해야 하는 실정이다. 사건 처리가 부실할 경우 송치 후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를 받게 된다.
불송치 결정을 하더라도 검찰의 재수사 요청이나 고소인의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원점에서 다시 사건을 챙겨야 하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일선서 사이버팀에서 근무하는 B 경사는 "사건 60∼70개를 맡은 상황에서 사건 처리 기준은 엄격해지고 단순 복사와 같은 잡무도 늘었다"며 "계속된 야근에도 장기사건이 쌓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격무에 시달리던 수사관이 지구대나 파출소로 나가고 경험이 부족한 신임 직원이 자리를 채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전체적인 사건 처리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체 경찰 중 수사 경력 1년 미만의 신임 수사관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22.1%에서 하반기 28.1%로 증가했다.
이 중 인천 경찰의 사건 1건당 평균 처리 기간은 2020년 53.7일에서 작년 7월 기준 60.2일로 6.5일가량 늘어났다.
일선 경찰서 지능팀 소속 C 경감은 "수사부서는 민원인에게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은 편인데 업무 부담까지 늘면서 직원들이 쉽게 지치고 있다"며 "유능한 수사관들이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체적인 경찰 인력 증가에도 현장 인력이 부족한 것은 편제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라며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치안 수요에 맞는 적정 인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세분된 현재 조직을 단순하게 개편해 가용 수사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연합뉴스
인천의 일선 경찰서 소속 A 경정은 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수사부서의 업무량은 급증하고 있는데 인력 충원은 거의 없다"며 "못 버티고 떠나려는 직원은 많아도 데려올 인력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경찰 내 수사부서 기피 현상은 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을 기점으로 더욱 짙어지고 있다.
경찰 수사권 강화와 함께 업무량이 크게 늘었지만,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 수사관들은 수사권 조정 이후 전체적인 사건 처리 절차가 까다로워진 데다가 부수적인 업무가 많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수사관이 사건을 자체 종결하려면 이에 관한 결정서 작성을 검사 대신 직접 맡아야 한다.
아울러 불송치 사건 자료를 직접 보관하는 동시에 검찰에 제출할 사본을 일일이 복사해야 하는 실정이다. 사건 처리가 부실할 경우 송치 후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를 받게 된다.
불송치 결정을 하더라도 검찰의 재수사 요청이나 고소인의 이의신청이 들어오면 원점에서 다시 사건을 챙겨야 하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일선서 사이버팀에서 근무하는 B 경사는 "사건 60∼70개를 맡은 상황에서 사건 처리 기준은 엄격해지고 단순 복사와 같은 잡무도 늘었다"며 "계속된 야근에도 장기사건이 쌓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격무에 시달리던 수사관이 지구대나 파출소로 나가고 경험이 부족한 신임 직원이 자리를 채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전체적인 사건 처리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체 경찰 중 수사 경력 1년 미만의 신임 수사관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22.1%에서 하반기 28.1%로 증가했다.
이 중 인천 경찰의 사건 1건당 평균 처리 기간은 2020년 53.7일에서 작년 7월 기준 60.2일로 6.5일가량 늘어났다.
일선 경찰서 지능팀 소속 C 경감은 "수사부서는 민원인에게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은 편인데 업무 부담까지 늘면서 직원들이 쉽게 지치고 있다"며 "유능한 수사관들이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체적인 경찰 인력 증가에도 현장 인력이 부족한 것은 편제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라며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치안 수요에 맞는 적정 인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세분된 현재 조직을 단순하게 개편해 가용 수사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