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나이키, 펠로톤 인수할까?…"결렬 가능성" 관측도

"펠로톤 경영진, 독자 운영 자신감 있어"
美 규제 걸림돌에 부가가치 적다는 지적도

미국 홈트레이닝 운동기구 업체 펠로톤이 7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0% 이상 뛰어올랐다. 아마존 나이키 등 대기업들이 펠로톤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CNBC는 이날 "인수 협상 가능성에 펠로톤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CNBC에 "펠로톤은 아직 공식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아마존과 나이키가 펠로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는 지난 4일 장 마감 후 전해졌다. 최근 부진한 실적 등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펠로톤 입장에선 긍정적인 소식이었다. 이날 펠로톤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30%가량 뛰어올랐다. 7일 정규장에선 20.93% 오른 29.75달러에 마감했다.

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아마존이나 나이키가 펠로톤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펠로톤이 성장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경영진들이 매각을 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투자은행 베어드의 조나단 콤프 애널리스트는 7일 "펠로톤 경영진은 독립 운영을 통해 장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최근 주가 하락에 따른 내부 압력이 크지 않는 한 경영진들은 펠로톤을 매각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 폴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펠로톤 내부자들은 의결권의 약 80%(지난해 9월 30일 기준)를 보유하고 있어 이들의 승인 없이는 어떤 인수 절차도 진행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행동주의 펀드 블랙웰스캐피털은 펠로톤에 매각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들의 지분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를 겨냥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예컨대 FTC는 지난달 엔비디아의 영국 반도체 기업 ARM 인수가 시장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인수 반대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엔비디아의 ARM 인수 협상은 결렬됐다고 7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인수를 통한 시너지가 적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BMO캐피털마켓의 시미온 시겔 애널리스트는 "(펠로톤의)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와 흔들리는 수요 등을 감안할 때 빅테크나 나이키와 같은 기업이 인수를 통해 어떤 가치를 가져갈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펠로톤의 가입자 중 상당수가 아마존 프라임(유료 회원제 서비스) 고객들과 겹칠 가능성이 높다"며 "펠로톤 인수를 통한 부가가치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