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단일화 블랙홀'에 빠질라…與, 속끓이며 안철수·김동연 손짓

尹-安 단일화에 견제구 던지며 통합정부 '구애'…김동연에도 '러브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측이 선거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 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이슈와 관련, 일각에서 두 후보 간 '일대일 담판'이라는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거론되는 등 본격적인 추진을 위한 에너지가 점점 응축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후보 단일화 논의는 선거 막판 단숨에 모든 정치 이슈를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향후 지지율 흡수 및 컨벤션 효과 등으로 대선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점에서 이 후보 측은 경계심을 바짝 끌어 올리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지지율 랠리'에 대한 당초 기대가 뜻밖에 터진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과잉 의전' 논란에 덮이면서 현재 판세가 '경합 열세'로 몰린 상황이다.이에 따라 야권 단일화 논의를 바라보는 이 후보 측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이에 야권 단일화 논의를 상쇄할 카드를 마련하고 선거 막판 주도권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선 야권 후보 단일화에 견제구를 던지며 두 후보 간 틈 벌리기를 시도하고 있다.우상호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8일 MBC 라디오에서 "물밑에서 별도의 협상을 한 것도 아니라면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양보,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윤 후보의 단일화 요청은 더 보수진영 내에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 측으로서는 야권 후보 단일화의 성사 가능성과 실현시 효과를 평가절하하면서 내심 안 후보가 대선 완주 약속을 지키길 바라는 눈치다.

이 후보 측이 안 후보를 향해 국민 내각, 통합정부 등 카드를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등 구애의 손짓과 물밑 접촉을 이어 가는 것에도 이런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안 후보가 정권 교체를 기치로 내건 야당 후보라는 정체성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민주당과 손을 잡을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안팎의 판단이지만, 이 후보와 안 후보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메시지 자체가 전략적이라는 분석이다.

이 후보가 이날 합리적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회동하는 것도 중도·합리적 보수층 공략이라는 의미와 함께 윤 전 장관이 한때 안 후보의 멘토로 불렸다는 점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 후보 측은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와의 결합 가능성에도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

이 후보 측은 현재 지지율이 사실상 미미한 상황의 김 후보를 상대로 양자 토론 개최 제안에 단독으로 응하는 등 '무언의 러브콜'을 상당한 수준으로 보내고 있다는 기류다.

이 후보가 김 후보를 다시 만날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이에 후보 등록 시점을 앞두고 김 후보의 결단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김 후보가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딱 부러지게 제안할 수도 없다"면서 "이번 주 후반으로 가야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