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궐련(종이로 말아놓은 담배) 흡연자가 흡입하는 연기는 국제표준의 3배 이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 한국인 궐련 담배 흡연 습성 및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흡연자의 한 개비당 총 담배 연기흡입량은 1천441㎖로, 국제표준(455㎖)의 3배 이상이다.
또 한 개비당 흡입 횟수가 국제표준의 1.6배(13→20.4회), 1회 흡입량은 2.1배(35→73㎖)가량 많고, 흡입 속도는 2.8배(초당 17.5→48.2㎖)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흡입 간격은 국제표준은 60초지만, 한국인은 9.1초에 불과하다. 한 개비당 흡입 횟수도 국제표준은 13회인데 한국인은 20.4회에 달했다.
국제표준이란 담뱃값에 표기되는 타르, 니코틴 함량을 측정할 때 쓰는 담배시험조건(ISO3308)을 말한다.
한국인의 담배 연기 속 타르, 니코틴 흡입량도 담뱃갑에 표기된 함량보다 3배 이상 많다. 타르는 15㎎ 이상(국제표준 5㎎), 니코틴은 1.5㎎ 이상(국제표준 0.5㎎) 흡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연구 결과와 비교하면, 한 개비당 총 흡입 횟수는 28%(16→20회), 1회 평균 흡입량은 20%(61→73㎖), 1회 평균 흡입 속도는 19%(초당 40→48㎖) 각각 증가했다.
한 개비당 총 담배 연기흡입량은 970㎖에서 1천441㎖로 48% 늘었다. 흡연행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니코틴 의존도와 실제 흡연 개비·횟수는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69세 흡연자는 20∼39세 흡연자에 비해 한 개비당 총 흡연 시간이 평균 46초 길고, 일일 총 흡입 횟수가 56회 많았다.
그러나 성별, 거주지, 흡연 상황(기상 후·식사 후·취침 전·음주 중 등), 흡연 시간대에 따른 흡연 습성은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흡연자들의 흡연 시간과 횟수는 설문 응답보다 실제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에서는 1개비당 평균 1분 33초, 15.6회 흡연한다고 답했는데, 실제 조사에서는 약 2분 이상, 약 20회 흡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궐련 흡연 습성 조사는 2020년 2∼8월 만 20세 이상 궐련 담배 흡연자 100명을 대상으로 '흡연습성 측정기기'를 활용해 진행했으며, 면접·온라인 설문조사도 시행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우리나라 궐련 흡연자의 습성 파악 결과, 담배 유해 물질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경향이 있어 질병 발생 등 흡연 폐해를 높일 우려가 있다"며 주기적으로 한국인 흡연 습성을 측정해 건강 영향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